[코리아데일리 강형모 기자]

광주비엔날레와 디자인비엔날 국제적 망신살 잣대 묘호 논란

광주비엔날레와 디자인비엔날레에서 출품작이 정치적인 논란으로 철거되거나 전시가 유보되고 있어 이를 주관하는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2일 광주비엔날레재단에 따르면 “지난 11일 광주비엔날레 창설 20주년 특별프로젝트에 작품을 출품한 이윤엽 판화가와 홍성민 작가 등 3명이 홍성담 화백의 작품 '세월오월' 유보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작품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자진 철거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홍 화백의 작품에 대한 논란은 광주비엔날레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광주시가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묘사한 작품에 대해 '전시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불거졌다.

▲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선정 작가인 민중화가 홍성담씨가 전시회를 위해 완성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그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의 조종을 받는 듯한 허수아비로 묘사돼 있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재단측은 지난 8일 큐레이터 회의를 통해 작품 전시 여부를 결정하려 했지만 합의를 보지 못해 전시 유보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문제는 광주시와 광주비엔날레재단측의 태도에 예술인들은 "작품이 설치도 되기 전에 공공기관이 정치적인 잣대로 작품을 평가한다"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촉발됐다.

진보성향의 한 작가는 "광주 5·18정신을 조명하고 세계에 알리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20주년 특별 프로젝트에서 작품이 철거되는 것은 광주정신을 모티브로 삼고 있는 광주비엔날레의 오점이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도 재단은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개최하면서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남북공동입장 기원 단일기 디자인전'에 대한 색깔론이 불거져 홍역을 치룬 적이 있다.

당시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출품된 작품 89점 중 북한의 인공기가 그려져 있는 전시품 11점을 철거했다가 예술인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다시 설치하는 촌극을 빗기도 했다.

예술인들이 문제를 삼는 것은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 아이 웨이웨이의 작품은 지난 2011년 열린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전시됐기 때문이다,

당시 아이 웨이웨이 감독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가택 연금을 당할 정도로 반체제 예술가로 알려져 있지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그의 작품을 전시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광주의 한 예술인은 "광주에서 격년으로 열리는 광주비엔날레와 디자인비엔날레는 이제 세계 미술계가 주목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그런데 출품작에 정치적인 잣대가 드리워진다면 세계 미술계가 웃을 일이다"고 비판했다.

한편 세계적 미술품 전람회로 성장한 광주비엔날레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잇따라 정치적인 이유로 작품 철거 논란이 불거지자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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