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이남 작가 꽃과 만물

[코리아데일리 곽지영 기자]

소울아트스페이스는 이이남 작가의 'Goodnight Analog Goodmorning Digital' 전시를 8월 28일(목)까지 개최한다. 2014년 시작을 포함한 10여점의 미디어 아트와 대형 조형작품 및 디지털 평면작품 등 총 15여점을 갤러리 1, 2 전시실에서 전시하고 있다.

프린트된 다양한 이미지들과 미술작품, 책 그리고 기사 등의 자료들이 벽면에 가득 붙어있고 그 아래로 모니터와 기기들이 놓여진 이이남의 작업실은 매체를 통해 종종 공개된 바 있다. 유명 아트페어나 비엔날레에서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하기까지 한 그의 미디어 작품은 ‘관람객들을 오랜 시간 작품 앞에 머무르게 할 수는 없을까?’를 고민하던 가운데 탄생되었다. 미술 교과서나 기타 인쇄물 등을 통해서 익숙하게 보여지고 해석되어온 유명한 화가들의 명화를 차용한 이이남의 작품들은 원본이 가지는 의미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작가의 관점과 상상력을 덧입어 전혀 다른 작품으로 재탄생되었다.

▲ 이이남 작가 '베르메르의 하루'

이이남의 미디어 작품에는 동양과 서양, 고전과 현대,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시공간을 초월하여 만나는 생생한 모습이 보여진다. <베르메르의 하루>는 베르메르 영화의 한 장면을 이용해 하루 동안 시간의 변화를 작품 속에 담아 원작의 의미를 디지털로 재해석하였다. <조춘도- Invisible Light>는 3D편집을 통하여 가상의 공간을 재현한다. 평면의 회화 속을 계속해서 파헤치며 우리가 알만한 유명 미술작품들이 하나 둘씩 등장하는 장면들이 인상적이다.

스캔들적 요소로도 유명한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그네(1767)’에서 따온 장면이 보이는가 하면, 그 뒤 바위 사이로는 밀레의 ‘이삭 줍는 사람들(1857)’,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1818)’가 안개 낀 동양의 나지막하고 고요한 산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멀리 맞은 편 산에는 모네의 ‘우산 쓴 여인(1875)’이 희미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또한 <신-확대경>작품은 르네 마그리트 원작을 배경으로 광주의 하늘과 부산 해운대의 바다를 편집하여 전혀 다른 공간들이 하나의 공간으로 보여짐으로 시각적으로 인식되는 것들에 대한 진실을 관람객들에게 되묻고 있다.

점차 정교한 디지털 작업과 과감한 시도들을 작업에 접목시키며 다양한 개념들을 제시하고 있는 이이남 작가의 작품은 전혀 다른 시대의 기법과 색채, 사고가 한데 섞여 서로 충돌할 법도 하지만 흥미롭게 어우러지며 기존의 명작이 가지는 무게와 역사성을 벗어나 작품을 감상하게 하며 디지털이 제시하는 작품에 대한 몰입도가 더해져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이남 작가는 전남 담양에서 태어나 조선대학교 조소학과를 졸업하고 순수미술학 석사와 연세대학교 영상대학원 영상커뮤니케이션학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올해의 미술가 대상 특별상, 대한민국 올해의 청년작가가상을 비롯한 많은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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