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코리아데일리 이유경 기자]

국립발레단이 2015년 첫 작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던 '나비부인'을 취소했다.

국립발레단은 23일 내년도 공연 일정을 공개하면서 '나비부인'은 무대에 올리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나비부인'을 국립발레단의 레퍼토리로 삼아 내년도 첫 공연으로 선보이기로 했다고 발표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이는 지난 4∼6일 강수진 감독이 직접 출연한 가운데 한국에서 첫선을 보인 발레 '나비부인'이 작품성과 완성도 등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강수진의 기량은 인정 받았으나 크게 인상적인 안무와 장면이 눈에 띄지 않아 범작에 그쳤다는 평을 받았다.

한편 일각에서는 벚꽃이 흩날리고 나막신이 등장하는 등 일본색이 짙은 작품의 성격상 국립발레단이 공연하기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공연업계 관계자는 "강수진 단장이 발레계의 분위기 등을 고려한 끝에 취소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발레 '나비부인'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발레단의 엔리케 가사 발가 예술감독이 강수진만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 강수진과 함께 지난해 오스트리아에서 세계 초연한 작품이다.

당시 현지에서 호평을 받았고, 전체 10회 공연이 모두 매진되고 4회 추가 공연을 할 만큼 흥행 성적도 좋았다. 국내 공연도 3회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강수진 예술감독은 국내 초연에 앞서 열린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나비부인'을 국립발레단이 공연하기로 한 배경에 대해 "'나비부인'은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국립발레단의 발전을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했다"며 "저 이후에도 이렇게 좋은 역할을 계속 꾸준히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했고, 무용수들이 또 다른 색깔의 발레를 배우고 표현력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막상 국내 공연 후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자 뜻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강 예술감독이 최근 내부 회의에서 "국립발레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하지 않는 것으로 하겠다"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결정 번복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국립발레단은 '나비부인' 대신 '지젤'을 올리기로 했다.

이밖에 4월에는 존크랑코가 안무한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선보인다.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극을 각색한 작품으로, 2006년 강 예술감독이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과 국내 초연했다. 하지만 국립발레단이 무대에 올리는 것은 처음이다.

오는 10월 국내 초연 예정인 안무가 우베 숄츠의 '교향곡 7번'과 글렌 테틀리의 '봄의 제전'을 비롯해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 '왕자호동', '호두까기 인형' 등 우수 레퍼토리도 재공연한다.

9월에는 국립발레단 부설 아카데미 학생들과 함께 공연하는 '라이징 스타 1 갈라'(가제)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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