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운의 그룹 국제그룹의 당시 본사

[코리아데일리 김원기 기자]

1985년 전두환 정부가 부실 기업 정리를 명목으로 해체한 그룹이다.

국제그룹은 1947년 창업자 양정모 회장이 부산 동구 범일동에 세웠던 고무신 생산 업체 국제고무공장에서 출발했다.

이 공장의 고무신 브랜드는 ‘왕자표 고무신’이었다. 1960년 3월 범일동 공장에서 불이 나 62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쳤다. 1962년 국제고무공업은 국내 회사로는 최초로 미국에 농구화를 수출했다. 1973년 사명을 국제상사로 바꾸고 이 해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했다.

▲ 양정모 회장
국제상사는 1981년 국산 신발 브랜드인 ‘프로스펙스(PRO-SPECS)’를 만들었다. 프로스펙스는 이 해 미국 마라톤 전문 월간지 <런너스 월드(Runners World)>로부터 별 5개 등급을 받으며 미국 6대 스포츠화로 선정됐다.

1975년 국제상사는 종합상사로 지정됐다. 국제그룹은 1970년대 중화학, 섬유, 건설 분야 등에 진출하며 성창섬유, 국제상선, 신동제지, 동해투자금융 등을 세웠다. 1977년 연합철강과 그 계열사인 연합물산, 연합개발, 연합해운을 한꺼번에 인수했다.

국제그룹은 1980년대 21개 계열사를 두며 재계 서열 7위에 올랐다. 1985년 국제그룹의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이 ‘국제그룹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라 국제상사 건설부문과 동서증권은 극동건설그룹으로, 연합철강은 동국제강그룹으로, 나머지 계열사는 한일그룹으로 각각 인수됐다.

성신토건과 국제토건은 청산됐다. 제일은행이 밝힌 그룹 해체의 표면적인 이유는 무리한 기업 확장과 해외 공사 부실 등이었다. 그러나 양정모 회장이 전두환 정부에 밉보여 그룹이 해체됐다는 것이 재계의 정설이다.

당시 재계에서는 ‘총선 때 국제그룹의 협조가 부족했다’ ‘전두환 대통령이 주최한 만찬에 양 회장이 폭설로 늦게 참석했다’는 등의 이야기가 퍼졌다. 1993년 7월 헌법재판소는 “전두환 정부가 국제그룹 해체를 지시한 것은 기업 활동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위헌”이라고 발표했다.

▲ 탤런트 왕지원
이후 양 회장은 한일합섬을 상대로 자신의 주식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양 회장은 1994년 “개인이 맺은 계약을 무효화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양 회장은 2009년 3월 29일 타계하여 한국 기업사에 가장 안타까운 비운의 그룹으로 남아있다.

이처럼 뜬 양정모 회장장이 주목을 받는 것은 탤런트 왕지원은 지난해 11월 감사원에서 재직 중인 왕정홍 기획관리실장의 딸이며, 국제그룹 고 양정모 전 회장의 외손녀임이 알려지며 '엄친딸'로 화제를 모으기 있기 때문이다.

한편 드라마 '운널사'는 대대손손 30대를 넘지 못해 손이 귀한 전주 이씨 9대 독자 이건과 허드렛일의 달인이자 존재감 없는 평범녀 김미영이 뜻하지 않은 하룻밤으로 임신이라는 후 폭풍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코믹 로맨스 드라마다. 배우 장혁과 장나라가 지난 2002년 방송된 SBS '명랑소녀 성공기' 이후 12년 만에 호흡을 맞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7월 2일 첫 방송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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