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등 방청객, 비난 오열에 선원들 살인혐의 전면 부인 국민들 비난 고조

▲ 세월호 참사의 당사자들을 처벌하는 재판이 열렸다.

[코리아데일리 강태오 기자]

세월호 선원 15명에 대한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진술하던 부장검사도 희생된 학생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이와 함께 피해자 유가족과 방청객들은 법정에 모습을 나타낸 이준석 선장 등 선원들을 향해 비난과 함께 오열을 쏟아냈다.

세월호 침몰 원인 조사를 담당했던 박재억 광주지검 강력부장검사는 10일 오후 광주지법에서 열린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첫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선장 등 4명에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운 듯 울먹였다.

박 부장검사는 "아무 잘못 없는, 선내 대기 지시만 따른 착한 학생들이 '엄마, 아빠 사랑해요'란 말을 남기며 탈출을 시도하지 못하고 갇히고 말았다"며 "피고인들이 범한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형이 선고돼 희생자와 그 가족이 잃어버린 국가에 대한 신뢰를 조금이라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 울먹인 것.

이런 모습을 보던 방청석에 있던 유가족 등은 함께 울먹이며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기도 했다.

▲ 재판을 진행하면서 눈물을 흘린 부장검사(좌측 맨 끝에 서있는 사람)
재판장인 형사11부 임정엽 부장판사는 "구속 피고인이라 재판 시간이 앞으로 6개월밖에 없다"며 "수십명의 증인이 나올 예정인데 재판이 중단되거나 해서 6개월이 다 소요되고 나면 피고인들을 모두 풀어줘야 한다"고 거듭 협조를 부탁했다. 또 "저도 고등학생 아이들을 키운다. 심정은 이해하지만 조금만 자제해달라"고 유가족인 방청인들을 달랬다.

피해자 의견 대표 진술에 나선 김병권 유가족 대표는 "피고인들이 탈출하라는 방송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했다면, 도망가는 순간에 안내만 한 번 했다면 우리 아이들이, 대부분의 승객이 살 수 있었다"며 "피고인들은 승객이 죽든 말든 상관없다 생각한 것이 분명하다. 철저한 진실 규명과 엄정한 처벌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 선장 등 선원들은 책임을 일부 인정하긴 했지만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하자 방청객들은 "네놈들이 사람이냐", "짐승보다 못한 놈들" 등 고성을 지르며 오열했다.

선원들의 변호를 맡은 국선전담변호인은 "잘못 이상의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며 "(살인 및 살인미수를 인정할 수 있는지)법리적 측면에서 문제가 없는지 살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어 "(이 선장이)사고 직후 당시 상황에서 가능한 구호조치를 이행했고 배가 심각히 기울어 추가 조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해경에 구조됐다"고 주장했다.

또 "사고 직후 꼬리뼈 등 상해를 입은 상황에서 가능한 구호조치를 이행했고 조타실에서 마지막에 구조된 피고인이 승객이 죽어도 좋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피고인에게도 자손이 있고, 학생과 다른 희생자에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들이)죽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구호 조치 없이 탈출했다는 주장은 여러 사정과 상식에 비춰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이 "해경에 구조된 이후 승객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사실을 알고 죄책감으로 교도소에서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고 있다"고 말하자 방청석에서는 비난하는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재판부는 앞으로 몇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갖고 쟁점 등을 정리한 뒤 본격적인 심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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