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에 그친 무소속 오거돈 후보 발목잡은 건 보수층의 결집

▲ 서병수 부산시장 덩선자와 오거돈 무소속 부산 시장 후보자

[코리아데일리 이규희 기자]

선거 직전까지 초박빙의 대접전이 벌어진 부산시장 선거는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의 힘겨운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서병수 시장당선자가 안타깝게 석패한 오건돈 후보의 경륜을 높이 평가 일부 좋은 공약을 부산시정에 반영할 뜻을 밝혀 부산시민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부산시장에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배경뒤에는 선거를 3일 앞둔 지난 1일 부산역에서 김무성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유기준, 김정훈 등 부산지역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등이 총출동한 가운데 열린 대규모 유세에서 부동층의 마음을 서 후보에게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반응에서 당선의 배경을 읽을 수 있다.

이 자리에서 서 후보를 비롯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부산이 무너지면 박근혜 정부가 위태로워진다"며 "세월호 사고에 책임을 통감하며 박 대통령이 흘린 눈물을 이제 부산시민이 닦아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서 후보는 선거일 직전에 이뤄진 통합진보당 고창권 후보 사퇴와 '박근혜 마케팅'을 계기로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의 결집으로 승리를 거머쥐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정계 한 전문가는 “서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확인한 부산의 예사롭지 않은 민심에 귀를 더욱 기울이고 민심 이반에 따른 오 후보의 선전을 거울로 삼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면서 “경선 과정에서 흩어졌던 여권의 고정 지지세력을 다시 모으는 포용의 리더십, 부산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글로벌 리더십 발휘 등이 시급한 과제가 될 것을 보인다”고 말 했다.

그러나 서 후보는 1995년 첫 민선시장인 문정수 시장을 시작으로 안상영, 허남식 현 시장의 3년 연임에 이어 여당의 제6대 부산시장 자리를 사실상 이어 받게 됐다.

부산중, 경남고를 거쳐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서 후보는 민선 해운대구청장을 지냈고, 2002년 해운대·기장갑 보궐선거에서 첫 금배지를 달고 중앙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이후 내리 4선을 하며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당 최고위원과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등 요직을 거쳤다.

무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는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와 선거 내내 초박빙 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오 후보는 선거 초반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후보의 '통 큰 양보'를 얻어내면서 파란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기는 했지만 오 후보의 지지율은 서 당선인과 오차범위를 벗어나지 않았고, 막판 여론조사에서는 초 접전 우세를 보였지만 결과는 석패였다.

▲ 석패 이후 허탈한 표정을 짓는 오거돈 후보
이 배경에는 수세에 몰린 서 당선인이 승부수로 던진 '박근혜 대통령 마케팅'에는 마땅히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는 것도 오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2004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06년 부산시장 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연거푸 고배를 마셨던 오 후보는 이번 패배가 3번째다.

앞선 패배들은 당시 정부 여당에 대한 부산지역 유권자들의 견제 심리가 작동한데다가 반(反)한나라당 세력이 분열, 제대로 파괴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중도 보수층의 심리적 저항감을 피하려고 무소속을 선택했지만 '야당 후보나 마찬가지'라는 인식을 완전히 불식하지는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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