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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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미 기자] 갑작스러운 폐점 통보에 총파업에 돌입했던 경기 시흥 이마트 시화점이 사측인 성담유통과 합의했다. 시흥시와 노조는 고용 승계 보장을 위해 발 벗고 나섰지만, 경영 제휴의 당사자인 신세계이마트는 뒷짐을 지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11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무기한 총파업 돌입 8일만에 성담유통과 극적 합의가 이뤄졌다. 이들은 오는 2023년 6월까지 고용연장을 보장하고 1~6개월의 유급휴직을 갖기로 약속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들의 고용 승계 문제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관계자는 “여러 매장이 운영되는 의류 패션타운 형식으로 리모델링 될 것 같다. 전체를 넘기면 고용 승계가 보장될 텐데 대형마트 자체는 문을 닫고 여러 매장이 신청해 모이는 것이라 어렵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흥시, 이마트 시화점 유통 대표, 임대업자 등이 함께 3자 협의체 만들어 기존 직원 먼저 채용할 것을 협의하고 있다. 시흥시도 이마트 시화점을 폐점하지 말고 운영하자는 입장이었다. 시에서도 폐점으로 직업을 잃는 직원들이 고용 승계가 되도록 협의체 꾸려 함께 노력하는 중이다”고 덧붙였다.

신세계이마트에서 상황 해결을 위해 나선 것이 있냐고 묻자 그는 “신세계이마트에서는 없었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 끝이다. 4월 계약이 만료돼 5월 3일 폐점되는 것이었다. 한시적으로 12월 말까지 연기만 됐다. 절망감이 있다”고 토로했다.

사진=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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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개점한 시화이마트는 신세계이마트와 경영 제휴를 맺은 성담유통이 운영하는 곳이다. 체인점형태로 운영되는 독립법인마트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마트’라고 하면 신세계에서 운영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30대 직장인 A 씨는 “장을 볼 때 집 바로 앞이라 이마트를 자주 간다”며 “당연히 다 직영점이라고 생각했다. 위탁으로 운영되는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50대 주부 B 씨는 “이마트는 신세계에서 하니까 기본적인 퀄리티는 있을 것이라 생각해 애용한다. 이번에 노조 파업 뉴스를 접하고 프랜차이즈 매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전했다.

마트 노조 관계자는 “구직 당시에는 프랜차이즈라 명시하지 않았다. 그냥 이마트로 알았다. 물건을 발주하는 등의 일을 하면서 위탁 운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며 “전국 150여개 매장 중 위탁 매장은 단 두 군데다. 비정규직은 임금 처우를 대부분 직영점과 맞추지만, 관리직의 경우 차이가 난다. 또 코로나19 이후 상여나 성과금 부분의 차이가 있었다. 직영은 전체 매출이 기준이 되지만 프랜차이즈는 개별 매장만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이처럼 근로자도 소비자도 이마트라고 하면 자연스레 신세계를 떠올린다. 위탁 운영이라고 하더라도 이마트 브랜드를 활용해 로얄티라는 이익을 얻어온 만큼 신세계이마트의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다.

이 때문에 시화이마트 폐점저지 범시민대책위원회 측은 지난 3월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에게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22년 땀과 눈물 짓밟는 600명 대량해고!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 시화점 폐점 사태 해결에 직접 나서라’는 플랜카드를 내걸었다. 이마트 시화점 정상화를 염원하는 시흥시민의 요청서한도 전달했다.

당시 범대위 측은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님. 600명 대량해고를 더이상 방관하지 말고 직접 책임지세요. 방관자로서 뒷짐만 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라며 “22년간 묵묵하고 성실히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왔다. 노동자들의 일터를 넘어 지역 상권과 시흥 전체의 문제다”고 호소한 바 있다.

향후 이마트 시화점의 근로자들의 고용 승계가 어떻게 진행될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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