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한때 2200선 붕괴-환율 장중 1440원 돌파...경기 체감 '위태'
금융시장 냉각...기업·부동산 매각 또는 상장 추진 중단 '우려'

지난 28일 금융시장이 또다시 흔들렸다. 이날 코스피는 2200선이 붕괴됐고, 환율은 장중 144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코스피는 2169.29에 장을 마쳤다. 연저점 경신은 물론 종가 기준 2020년 7월 10일(2150.25) 이후 최저다. 이날 환율은 1439.9원에 마감했지만, 원·달러 환율도 가파르게 올라 오전 한때 1440원을 돌파했다. 환율은 이후에도 고점을 높여 한때 1442.2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장중 144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16일(고가 기준 1488.0원) 이후 처음이다.

기업들은 주가가 약세장으로 들어서면 원하는 가격에 상장하기가 어려우니 상장을 미루는 곳이 늘어나고, 더 나은 시기가 올 때까지 상장을 미루면서 벤처에 투자한 투자자는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수출 기업에는 고환율로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지만, 원자재를 비싼 가격에 해외에서 들여와 국내에서 제품을 만드는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주가 하락과 함께 고물가·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이번 달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나쁜 수준으로 악화됐다.여기에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경기 체감은 위태로울 정도다. 

우리나라 경제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환율이 1500원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 과거 경제 위기 당시와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1100조원에 달하는 나랏빚에 최악의 무역수지 적자 등 복합 위기 상황이다. 이런 복합 위기 속에서도 우리나라 경제를 뒷받침하던 소비와 고용도 순탄치 못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 전망이 더 암울하다. 주요 국제기구들이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을 줄줄이 낮추고 있다. 정부도 하향 조정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내년에 한국에 경기 침체가 도래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감이 실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경제가 2.8%로 성장할 것으로 점쳤고,내년엔 기존보다 0.3%p 내려 2.2%로 예측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디고 불확실성이 높다고 요약한다.

또한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부동산 매각이나 상장 추진 작업 중단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우려된다. 

금융 당국은 물가가 떨어지지 않을 경우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고금리는 가계 소비와 기업의 투자 위축을 낳고 부채 위험도 키울 수 있다는 것도 염두해야 한다.

이처럼 복합적인 위기 상황은 상당 기간 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긴장해야 한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내년 상반기에는 마이너스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시장 상황이 더 나빠지면, 기업 뿐만 아니라 대출이 많은 가계도 부도나 파산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보수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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