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 그림자 드리워져...철저한 외화관리 필요
외화 차입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무역수지 개선하면서 달러 유동성 관리해야

지난 22일 원·달러 환율이 1409.7원에 마감했다. 우려가 현실화됐다. 우리나라 경제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환율이 급등한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미 연준은 지난 22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2.25~2.5%에서 3.0~3.2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이런 현상은 지난 6월과 7월에 이어 3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다. 미국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국(2.50%)과 미국(3.00∼3.25%)의 기준금리는 역전됐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가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놓이긴 했지만,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와는 환경이 벉반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경기 불황을 언급하기에는 빠른 면이 있다.

하지만, 수출 뿐만 아니라 소비, 고용 등 국내 경기 흐름이 전반적으로 순탄치 않다. 

수출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반도체 하강 국면, 중국 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급격하게 악화하면서 먹구름이 더 짙어졌다. 약 25년 만에 6개월 연속 무역 적자 '경고등'이 켜졌다. 

그리고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3高' 상황과 무역수지 적자 속에서도 방역조치 해제에 따른 소비 회복세와 지난해 말부터 계속된 고용 훈풍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상쇄했지만, 이제 소비와 고용 흐름이 좋지 않다.

또한 미 연준의 3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 공포는 국내 부동산에까지 엄습하고 있다. 추가 금리 인상 예고와 집값 하락세로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80이하로 떨어졌다. 최악의 주택 거래 절벽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집 살 사람은 자취를 감추고, 팔 사람만 많은 상황이 더욱 심화된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주(80.2)보다 낮은 79.5를 기록하며 지수 80선이 무너졌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이다.

고환율로 시중은행들은 외화 관리에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외화 차입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외화자금을 선제적으로 조달하고, 외화대출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등 자금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벌어질수록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환율이 올라가면서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한 외국인 자금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급격히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보다 철저한 외화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역수지를 개선하면서 달러 유동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시장의 변동은 심리적 요인이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기 때문에 정책 메시지를 일관되고 안정감 있게 줄 필요가 있다.

이젠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소 확대됐다. 더욱 더 긴밀한 공조 하에 '넓고 긴 시계'를 견지하며 대응해야 한다. 발생 가능한 주요 리스크에 대한 시나리오와 상황별 대응조치를 선제적으로 점검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다각적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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