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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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오뚜기와 두수고방이 사찰음식에 기반을 둔 한국형 채식 식단을 선보인다. 맛과 건강을 잡았지만 다소 높은 가격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경기도 수원시 앨리웨이에 위치한 한식당 두수고방에서 오뚜기와 두수고방이 협업한 신메뉴 ‘두수고방 컵밥·죽’ 출시 기념 미디어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컵밥 4종(산채나물비빔밥, 모둠버섯밥, 시래기된장국밥, 버섯들깨미역국밥)과 죽 4종(들깨버섯죽, 된장보리죽, 수수팥범벅, 흑임자죽)이 소개됐다. 또 두수고방을 운영하는 오경순 교수가 직접 요리를 시연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오 교수는 “외국에서 한식의 위상이 많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비건이 외국에서 들어왔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은 사회, 역사, 문화적으로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이 강해 한국의 채식이 유연하다”며 “외국의 채식은 재료와 조리법이 한정돼 있지만 한국의 채식은 다양한 재료와 조리법을 사용한다. 자생하는 것을 이용하는 노하우를 해외에 알리면 환경, 지구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저탄소, ESG 경영, 지속 가능한 삶이 다 한국에 있다. 한국 채식의 아카이브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정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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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채식 인구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다이어트뿐 아니라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건강을 신경 쓰는 사람이 크게 늘었고, 환경과 식량 문제에 관한 관심이 채식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 명에서 올해는 약 2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비건 식품 시장도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인증을 받은 식품은 612개다. 지난해 신규 인증을 받은 제품은 286개로 이는 2020년 대비 44%, 2019년 대비 151% 급증한 수치다.

식품업계는 비건 식품 시장 공략에 나섰다. 비건 전문 브랜드를 운영하는가 하면 접근성이 좋은 가정 간편식(HMR) 중 유명 식당의 인기 메뉴를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레스토랑 간편식(RMR)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오뚜기
사진=오뚜기

오뚜기는 한국형 채식의 정수라 꼽히는 두수고방과 손을 잡았다. 두수고방은 사찰음식의 대가 정관스님과 제자 오경순 셰프가 운영하는 전통 채식 레스토랑이다. 수제 발효장을 기반으로 절기에 맞는 제철 재료를 사용한다.

이들은 ‘재료·원료’에 집중했다.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비건 식품 구입 시 ‘맛(33.1%)’, ‘가격(31.7%)’, ‘재료·원료(26.2%)’를 고려한다. 특히 비건 간편식의 경우 ‘재료·원료’를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 교수는 “거의 가능한 한 국산 재료를 사용했다. 가격은 나빠질 수 있지만 퀄리티가 좋다”고 전했다.

이번 신제품들은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질감을 살렸지만, 이 때문에 다른 제품에 비해 가격대가 다소 높게 형성됐다. 일반적으로 컵밥 가격은 2000원~4000원대, 간편 죽은 1000원~3000원대로 형성돼 있다. 이에 반해 두수고방 컵밥은 5980원, 죽은 4480원이다.

좋은 재료를 사용했다고는 하지만 고물가 시대인 만큼 제품을 고를 때 다른 제품과 차이나는 가격에 망설여질 수 있다. 특히 비건이 아닌 소비자들이 접근하기에 다소 진입장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건이라는 이유가 아니라면 굳이 더 가격대가 있는 제품을 고르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을 살린 제품이 없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진=정다미 기자
사진=정다미 기자

이명원 오뚜기 마케팅 팀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풀’ 느낌이 아닌 한국식 정찬이다. 공산품이지만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해 식감을 구현하고자 했다. 싸게 많이 만드는 것 보다는 높은 품질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컵밥, 파우치죽으로 시작하지만 장류와 음료도 열려있다. 앞으로 나올 제품에도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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