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듀윌
사진=에듀윌

[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종합교육기업 에듀윌이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주4일 근무제를 주5일 근무제로 변경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월부터 에듀윌의 주4일 근무 체제가 도입 4년만에 주5일로 개편된다.

에듀윌은 임직원의 워라밸 실현과 더 나은 사내 문화를 이유로 지난 2019년 6월부터 주4일제를 시범 도입했다. 이후 2020년부터 전 부서, 전 직원으로 확대 시행했다. 이는 회사의 경쟁력과 개인의 경쟁력을 모두 성장시키기 위해 마련된 ‘꿈의 직장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합격자 수 1위 기록을 가진 종합교육기업인 만큼 기업문화 또한 1등이 되겠다는 포부를 담은 직원 복지 정책이다.

주4일제가 도입된 이후 임직원들은 원하는 요일을 ‘드림데이’로 지정하고 평일 중 하루를 더 쉴 수 있었다. 에듀윌이 지난해 주4일제 도입 3년차를 맞아 자체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도 임직원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직원들은 ‘연봉 1천만 원 인상의 효과와 맞먹는 저세상 복지’, ‘주4일제가 입사를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 등의 의견을 전했다.

임직원의 만족도가 높았던 만큼 주4일제 폐지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주5일제로 전환하는 것을 두고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에듀윌 근무를 인증한 익명의 가입자들은 금요일(16일) 퇴근 30분 전에 갑자기 영상으로 오는 10월부터 주4일제를 폐지한다는 공지가 내려왔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회사 분위기 난리났다” “취업 사기가 아니냐” “그 주에 면접 진행했고, 입사예정자들에게도 별도 공지가 없었다” “라이프 말고 워크에 비중을 두라더니 결국 폐지다” “잠정중단이 아니라 폐지 수순을 밟는 것 같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사진=OECD Data
사진=OECD Data

우리나라의 경우 근무시간이 OECD 국가 평균을 훨씬 웃도는 만큼 일하는 시간이 긴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주4일제 정착이 힘겨운 것으로 보인다.

OECD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2021년 연간 평균 근무시간은 1915시간에 이른다. 멕시코(2128시간), 코스타리카(2073시간), 칠레(1916시간)에 이어 4위며 OECD 평균(1716시간)보다 199시간 많은 것이다. 대표적인 선진국인 미국(1791시간), 캐나다(1685시간), 이탈리아(1669시간), 영국(1497시간), 프랑스(1490시간)와도 차이가 크다. 같은 아시아 국가인 일본(1607시간)과는 308시간, OECD 국가에서 가장 적은 시간을 일하는 독일(1349시간)과는 566시간 차이다.

국내에서도 주4일제 도입을 추진하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지만, 일부 대기업에서 그치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정부 주도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주당 35~36시간 노동을 실험했다. 데이터 분석해 생산성이 그대로 유지되거나 증가했다는 결과에 따라 현재 전체 노동자의 90%가 주 35~36시간 근무하는 것이 정착됐다.

영국에서는 은행, 병원, 음식점 등 70여 개 기업에서 지난 6월부터 오는 12월까지 봉급 삭감 없는 주4일제 실험이 진행 중이다. 참여기업 중 41개 기업을 대상으로 중간 점검을 시행한 결과 86%가 12월 이후에도 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답할 만큼 만족도가 높다. 불필요한 업무가 줄어 더욱 효율적으로 근무할 수 있기 때문에 매출도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탄소 배출 감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벨기에에서는 노동자의 필요에 따라 주38시간 근무를 선택할 수 있는 노동법 개정안이 발표됐다. 미국 주 중에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도 주4일제 법제화가 진행 중이다. 일본에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재확보를 위해 주4일제를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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