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S리테일
사진=GS리테일

[정다미 기자] 증류식 소주 원소주 스피릿이 주류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소주 중 증류식 소주의 비중을 크게 확대 시키며 본격적으로 시장을 키우고 있다.

15일 GS리테일이 지난 7월 12일 출시된 원소주 스피릿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기준 누적 판매량 100만병, 매출액 1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원소주 스피릿은 가수 박재범이 만든 회사 원스피리츠의 두 번째 증류식 소주다. 증류식 소주의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을 극대화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제작에 긴 시간이 소요되는 전통 옹기 숙성 과정을 생략했다. GS리테일은 원스피리츠와 손잡고 GS25, GS더프레시 등을 통해 원소주 스피릿을 단독 판매 중이다.

해당 제품은 판매 개시 1주일 만에(7월 12일~18일) 초도 준비 물량을 완판시키며 전체 주류 상품 매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7월 11일 시작된 가맹점 발주도 전국 1만5482점에서 이뤄졌다. 이는 주류 매출 부동의 1, 2위인 카스(1만5380점), 참이슬후레쉬(1만5204점) 취급점을 제친 수치다.

오랜 기간 참이슬, 처음처럼 상품으로 양분됐던 편의점 소주 지형도는 원소주 스피릿이 포함된 3강 체제로 새롭게 짜여졌다. 원소주 스피릿 열풍에 힘입어 7월~8월 GS25의 증류식 소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배(1281%)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주 매출에서의 증류식 소주의 비중도 전년도는 2%에 그쳤지만 올해는 25.2%까지 급증했다.

출시 이후 전체 주류 상품 매출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원소주 스피릿 열풍의 중심엔 MZ세대가 있다.

2030 고객을 다수 보유한 편의점을 통해 원소주 스피릿을 출시한 전략이 통했다. 과거 4050세대 중심이었던 증류식 소주 음용 문화가 MZ세대로 확장됐다.

GS25에서 원소주 스피릿을 구매한 고객의 주요 연령대는 30대 37.4%, 20대 33.1% 순으로 집계됐다. 2030세대 비중이 70.5%에 이르는 것으로 원소주 스피릿을 구매한 10명의 고객 중 7명 이상이 MZ세대다.

이러한 인기는 단순히 박재범을 활용한 셀럽 마케팅에 기인한 것이 아니다. 상품의 스토리에 MZ세대가 공감했기에 가능하다. 이는 가성비보다는 ‘가심비’를 선호하는 MZ세대의 특성을 잘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MZ세대는 일반 희석식 소주보다 6배 정도 비싼 증류식 소주도 마음에 내킨다면 구매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물가 시대에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는 것이다.

박재범 대표는 지역 농업 회사 원스피리츠를 설립 후 강원도 원주 쌀을 100%를 사용한 한국 전통 소주를 만들고 있다. 원재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일제강점기 이후 유행한 희석식이 아니라 한국 전통 소주 방식으로 만들었다는 부분이 인기에 크게 작용했다.

또 원소주 스피릿의 디자인에도 한국 전통의 멋이 녹아있다. 전통 자개를 모티브로 전복 껍데기 무늬의 홀로그램박이 라벨에 들어갔다.

여기에 매장 당 한정된 수량이 MZ세대의 소비욕을 더욱 자극했다. 물량이 입고되는 날, 입고 시간에 맞춰 줄을 서서라도 구매를 하는 MZ세대의 모습은 앞서 포켓몬빵 등을 통해서도 드러난 바 있다.

올해 연말까지 원소주 스피릿은 누적 판매량 300만병, 매출액 300억원의 신기록도 가능할 전망이다. GS리테일은 론칭 직후 2달여간 입고 물량이 당일 완판되는 오픈런 행렬이 지속되자, 추석을 기점으로 공급 물량을 두 배로 확대했다. 생산 라인을 총 동원해 매장 당 주 3회, 총 6병씩(1회 2병씩) 공급됐던 물량을 매장 당 총 12병으로 늘렸다.

한구종 GS리테일 음용기획팀 MD는 “컬처리테일이란 대의로 뭉친 GS리테일과 원스피리츠가 대한민국 증류식 소주의 신기원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대한민국 주류 문화를 선도하기 위한 양사의 긴밀한 협업은 지속 이어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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