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토니모리 ‘튠나인 내추럴 체인지 블랙샴푸’, 아모레퍼시픽 ‘려 더블이펙터 블랙 샴푸’
(왼쪽부터) 토니모리 ‘튠나인 내추럴 체인지 블랙샴푸’, 아모레퍼시픽 ‘려 더블이펙터 블랙 샴푸’

[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갈변샴푸(염색샴푸)에 사용하는 염모제 성분에 대한 정기 위해평가를 진행 중이다. 토니모리에서 사용한 원료가 사용금지 성분으로 지정됐고, 모다모다와 아모레퍼시픽에서 사용 중인 원료는 검사 대상으로 평가가 진행 중이다. 최근 갈변샴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있다.

갈변샴푸 시장은 지난해 말 1조3000억원 규모를 기록하며 국내 모발 제품 시장의 8% 정도를 차지했다. 올해 10%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화장품 업계를 비롯해 제약사에서도 눈여겨 보고 있다. 4050세대가 주로 관심을 가졌던 것과 달리 최근 2030세대도 새치 염색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식약처가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행정 예고하고 오는 26일까지 의견을 받고 있다. 이번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염모제 5종 o-아미노페놀, 염산 m-페닐렌디아민, m-페닐렌디아민, 카테콜, 피로갈롤을 해당 규정 별표1의 ‘사용할 수 없는 원료’에 반영하는 것이다.

현재 식약처는 2022년 염모제 성분에 대한 정기 위해평가를 진행 중이다. 정기 위해평가는 화장품법령에 근거해 2020년부터 5년 주기로 보존제, 자외선 차단제 및 염모제 등 사용 제한 원료로 고시된 총 352개 성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식약처는 계획에 따라 지정·고시된 염모제 76개 성분에 대한 평가를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위의 5가지 성분의 유전독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식약처는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쳐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고, 사용금지 목록에 추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식약처는 향후 나머지 성분에 대한 결과에 따라 필요시 관련 고시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올해 말까지 고시 개정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고시 개정일 6개월 후부터는 해당 성분을 화장품 제조에 사용할 수 없기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사용 금지로 지정된 성분 중 o-아미노페놀은 토니모리 ‘튠나인 내추럴 체인지 블랙샴푸’에 사용되고 있다. 식약처의 계획대로면 오는 2023년 6월부터 판매가 금지된다.

갈변샴푸의 안전성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1월 식약처는 모다모다 샴푸의 주재료인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을 화장품에 사용금지 원료로 지정하는 개정절차를 추진한 바 있다. 식약처는 비임상 유전독성 시험 자료를 통해 1,2,4-THB 성분이 세포유전물질(DNA)에 변이를 일으키는 잠재적인 유전독성을 배제할 수 없는 물질로 평가했다.

식약처는 유럽 소비자안전성과학위원회(SCCS)의 평가보고서와 관련 문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위해평가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예고를 2021년 12월 27일부터 22년 1월 17일까지 진행했다.

SCCS에서는 위해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유럽집행위원회(EC)가 2020년 12월 유럽의 화장품 사용금지 목록에 추가했다. 유럽에서는 2020년 12월 사용금지 목록에 해당 원료를 추가하고 이듬해 9월부터 화장품 생산에 사용을 금지했다. 이어 올해 6월부터 판매금지 조치에 들어갔다.

모다모다 측은 1,2,4-THB 사용을 금지할 근거 부족을 이유로 정부에 결정유보를 요청했다. 지난 3월 규제개혁위원회가 식약처에 추가 검증 후 사용 금지 여부를 정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추가 위해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갈변샴푸를 내놓은 기업들도 위해평가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이번 금지 목록에 오른 5개 성분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모레퍼시픽의 ‘려 더블이펙터 블랙 샴푸’ 성분 중 2-아미노-6클로로-4-니트로페놀도 위해평가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위해평가 결과에 따라 성분을 변경해야 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위해평가를 면밀하게 수행하고 안전성이 확보된 화장품 원료를 사용하는 환경을 조성해 국민이 화장품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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