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프랜차이즈·육가공식품 등 가격 조정 나서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서민 가계 휘청

사진=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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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전기·수도·가스 등 공공요금과 농축수산물 등에 이어 식품·유통 업계의 잇따른 가격 인상에 소비자들의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IMF 당시 이후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2일 통계청이 ‘7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달 대비 6.3% 오른 것이다. 이는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 6.8%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6%대를 기록한 것은 1998년 10월(7.2%), 11월 이후 23년 8개월 만이다. 앞서 올해 6월에는 6.0%를 기록한 바 있다.

7월 물가 상승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공업제품(3.11%p)과 개인 서비스(1.85%p)로 나타났다. 공업제품은 가공식품(8.2%)과 석유류(35.1%)가 크게 올라 8.9% 올랐다. 가공식품 중 가장 상승폭이 큰 것은 빵(12.6%)으로 조사됐다. 개인서비스는 6.0%가 올랐다. 생선회(10.7%), 치킨(11.4%) 등 외식이 8.4% 상승했으며, 보험서비스료(14.8%) 등 외식 외 개인서비스가 4.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 식품, 유통 업계는 “원자재 가격 인상을 감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잇따라 가격을 손보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제빵 프랜차이즈 뚜레쥬르는 올해 7월 가격 인상에 나섰다. 지난해 1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격을 인상했다고 발표했으나, 비공식적으로 여러 차례 가격을 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단팥빵과 소보로빵의 경우 지난해 1월 전 1100원에서 이번 인상으로 1700원이 됐다. 1년 6개월 사이에 54.5%인 600원이 인상된 것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빕스는 올해 4월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한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7월 오리지널 매장 기준 성인의 샐러드바 이용 금액이 평균 6.0% 높아졌다. 지난 4월 평균 9.2%를 인상한 지 3개월 만이다. 이번 인상으로 오리지널 매장 점심시간 이용 금액이 3000원 올라 3만1900원이 되며 3만원 선을 넘어졌다. 디너·주말은 3만7900원, 프리미어 매장 평일 점심은 3만5900원이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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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프랜차이즈들도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 KFC는 지난해 12월, 올해 1월에 이어 7월에 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대표 메뉴인 징거버거의 경우 4900원에서 5300원으로 올라 8.2% 인상됐다. 오리지널치킨의 경우 2700원에서 2900원으로 올라 7.4% 인상됐다.

버거킹은 지난 7월 제품 가격을 200~500원 올렸다. 와퍼는 6400원에서 6900원, 와퍼주니어는 4400원에서 4600원으로 올랐다. 맥도날드는 지난 2월 업계에서 가장 늦게 가격 인상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에도 하반기 중에 가격 인상을 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지난해 12월 평균 4.1%의 가격 인상을 진행한 데 이어 올해 6월 다시 한번 가격을 인상했다. 총 81개 품목의 평균 가격이 약 5.5% 올랐다. 인기 메뉴인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의 경우 단품 4100원에서 4500원, 세트 6200원에서 6600원으로 조정됐다.

맘스터치는 지난 2월에 이어 6개월 만에 다시 가격을 올린다. 오는 4일부터 총 50종의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다. 최소 100원에서 최대 1000원까지 가격이 오른다. 사이드 메뉴 7종은 100~400원 인상폭을 예고했다. 버거는 200원, 치킨은 1000원씩 오른다. 대표 메뉴인 싸이버거 단품은 4100원에서 4300원이 되고, 후라이드싸이순살은 9900원에서 1만900원으로 오르는 것이다.

롯데제과는 햄, 베이컨, 소시지, 어육 등 육가공품 4종과 돈가스, 만두 등 간편식 2종의 가격을 올렸다. 의성마늘 김밥속햄(200g)(2990원→3280원), 의성마늘햄(440g)(7480원→7980원), 롯데 비엔나(260g+260g)(7980원→8980원), 쉐푸드(Chefood) 등심통돈까스(300g)(7480원→7980원) 등이 인상 제품에 포함됐다.

지난 1일부터 CJ제일제당의 스팸과 동원F&B의 리챔 모두 가격이 올랐다. 스팸 클래식(200g)의 경우 6.7% 올라 4480원에서 4780원이 됐다. 리챔 오리지널(200g)은 5800원에서 6200원으로 6.9% 올랐다. 동원참치(100g)도 10% 올라 3000원에서 3300원이 됐다.

빙그레는 아이스크림 대표 제품인 붕어싸만코와 빵또아의 가격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인상했다. 빙그레 자회사 해태아이스크림도 모나카샌드 6종의 가격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렸다. 빙그레는 앞서 3월에도 투게더, 메로나 등 인기 제품 일부의 가격을 인상시킨 바 있다.

이외에도 김밥, 자장면, 칼국수, 냉면, 비빔밥, 삼겹살, 김치찌개 등 대표 외식 메뉴의 1인분 평균 가격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의 가계 지출 줄이기 위한 움직임들이 커지고 있다. 얇아진 지갑 사정에 식당이 아닌 편의점과 마트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소비자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대외 불안 요인들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고 지난해 8~9월의 높은 물가의 기저효과도 작용해 다음 달 오름세는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며 “물가 상승률이 6% 이하로 떨어질 것 같지 않지만, 7%대로 오를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9월 10일 추석을 앞두고 8월 중 민생안정 대책 등을 추가로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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