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사옥 모습. (사진=뉴시스)
현대자동차 사옥 모습. (사진=뉴시스)

[코리아데일리 홍재영 기자] 현대·기아차가 배기가스 배출 조작 혐의로 조사 받고 있는 가운데, 독일에서 실시한 배출량 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기후변화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 광고로 국제광고제 상을 받으며 ESG 경영을 앞세우던 모습 뒤로 이전 제조 차량에서 배기가스 배출 조작 논란이 이어지며 소비자들의 실망감은 커져가고 있다.

지난달 28일 독일 검찰은 불법 배기가스 조작 장치를 부착한 디젤 차량 약 21만대를 유통한 혐의로 현대차·기아의 독일 및 룩셈부르크 사무소 8곳을 압수수색 했다.

독일 당국의 조사 결과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배기가스 검사를 받은 현대기아차 모델이 독일에서 실시한 배출량 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특히 독일 연방도로교통청(KBA)에서 실시한 실제 주행 시 질소산화물 배출량 검사에서 현대 i20의 경우 ‘유로6’의 기준(80㎎)을 최대 11.2배나 많이 배출하는 충격적인 검사 결과가 나왔다.

독일 환경단체 DUH는 “실제 도로에서 측정한 현대차의 모든 모델에서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며 “이는 다양한 조작 장치를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조작했다는 정확한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독일에서 측정한 현대차의 결과들은 “ESG 간판을 전면에 부착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이전 행보들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탄소 중립과 ESG경영을 강조하며 전기차와 수소차량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칭찬 받을만 하다.

현대차는 지난달  ‘The Bigger Crash’ 라는 브랜드 캠페인을 통해 이산화탄소 증가로 더욱 거세지고 있는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전달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친환경 움직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제광고제에서 은자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현재 모습과 대비되게 ‘디젤게이트’가 열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은 괴리감이 들 정도다. 

디젤 차량의 연비를 맞추며 환경기준까지 달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최근 배기가스 검사 결과 유로6 기준의 11배나 되는 배출량의 차량이 도로를 달리며 환경을 파괴하는데 일조한 부분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소비자들은 이번 논란 이후 현대·기아차의 브랜드이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며, 친환경 경영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뤼흐 스피노자의 “현재가 과거와 다르길 바란다면 과거를 공부하라”는 명언처럼 현대·기아차는 미래를 위한 친환경 경영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과거 생산한 차량으로 인한 환경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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