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회장, 대체육 등 미래사업 육성 강조
좀비 등장 광고에 ‘인육’ vs ‘웃음 포인트’
1980년대부터 이어진 대체육 기술력 확대 중

[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미래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농심이 때아닌 좀비 논쟁을 겪었다. 대체육을 홍보하는 온라인 광고에 등장한 좀비를 두고 누리꾼들의 설전이 이어진 것.

농심 신동원 회장은 올해 초 그룹 임원 회의에서 2022년 경영지침을 ‘Value up’이라 제시했다. 고객 중심의 경영활동으로 고객이 체감하는 가치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하고 이를 통해 미래 성장을 이루겠다는 뜻이다. 특히 신 회장은 “주력사업의 핵심가치를 확장하고 새로운 가치의 미래사업을 육성하는 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하며 건강기능식품과 대체육 등 신규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농심 유튜브 광고에 대체육을 맛있게 먹고 있는 좀비들(가운데)과 이를 만족스럽게 보고 있는 부부(양쪽 끝)의 모습이 담겼다. / 사진=유튜브 캡처
농심 유튜브 광고에 대체육을 맛있게 먹고 있는 좀비들(가운데)과 이를 만족스럽게 보고 있는 부부(양쪽 끝)의 모습이 담겼다. / 사진=유튜브 캡처

그 일환으로 대체육을 더욱 알리기 위한 홍보 아이디어로 나온 ‘좀비’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농심은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존’이라는 제목의 광고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은 인간의 과도한 욕심이 불러온 환경파괴로 인해 광인병 아이러스가 유출돼 영화 속 좀비와 비슷한 감염자들이 서울 도심을 휘젓고 다니는 상황을 그렸다. 좀비들이 아내의 심부름으로 장을 본 남성의 집으로 따라 들어왔지만, 부부를 공격하지 않고 이들이 먹으려고 준비해 둔 베지가든 대체육을 맛있게 먹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대체육 맛에 반한 좀비들이 부부를 대신에 집안일을 하며 부부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먹는 광고에 무슨 짓이냐’ ‘미쳤다’ ‘식품회사에서 좀비, 인육 내용이 살짝 나와도 비위 상하고 거북해서 안 먹는 것이 상식 아니냐’ ‘인육 먹는 광고라니 종말이다’ 등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별 게 다 불편하다’ ‘어떻게 인육 고기라는 생각을 하지?’ ‘좀비가 인기라서 웃기려고 넣은 것 아닌가’ 등의 의견을 밝혔다. 농심은 해당 광고 영상을 삭제한 상태다.

사진=농심
사진=농심

농심 관계자는 “대체육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려는 의도로 제작된 것이다. 대체육의 종류가 배양육이 있고 식물성 대체육이 있는데 배양육으로 오해를 하신 것 같다”며 “1980년대 출시된 ‘짜파게티’에 들어가는 고기도 콩고기다. 그때부터 만들고 있던 것을 기술력을 높여서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농심의 비건브랜드 베지가든(Veggie Garden)의 대체육은 농심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HMMA(High Moisture Meat Analogue,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을 활용해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은 물론 고기 특유의 육즙을 그대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불고기, 치킨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여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농심
사진=농심

이에 농심은 친환경, 가치소비 트렌드에 맞춰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을 오픈해 운영 중이다. 대체육을 이용한 요리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월 27일 문을 연 뒤 약 한 달 만에 방문객 1000명을 돌파했다.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는 가운데 주말 예약률은 100%를 기록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농심 측은 “비건으로 콘셉트를 잡았으나 파인다이닝이다. 정식으로 나오는 디자인도 이목을 끌고 실제로 음식도 맛있다. 비건이 아닌 분들도 만족하는 피드백이 많다”며 “(대체육에 관한) 예전 기억을 가지신 분들도 좋은 피드백이 나온다. 예전에 비해 확실히 맛과 질감이 올라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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