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블라인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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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미 기자] 포스코가 최근 불거진 사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포스코는 철저한 조사로 피해자의 억울함을 해소하고 관련자들에게 무거운 책임을 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건이 언론을 통해 확산된 이후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근무하는 20대 여직원 A 씨가 지난 7일 같은 부서 상사 B 씨를 특수유사강간 혐의로, 다른 직원 3명을 성추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4명 중 3명은 유부남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2018년부터 포스코에 재직했으며, 회사의 안전을 책임지는 부서에 소속돼 근무했다. 해당 부서의 유일한 여직원이었던 A 씨는 평소 지속적으로 성추행, 성희롱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서 회식이 있을 때 선임이 자신 옆자리에 앉아 술을 마시게 하고, 허벅지 안쪽을 손으로 만졌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12월 같은 부서 동료 1명을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으로 회사 내부의 감사를 담당하는 정도경영실에 신고했으나, 비밀 유지가 되지 않아 부서 내 왕따와 험담 등 2차 가해로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A 씨의 주장에 따르면 가해 직원은 다른 부서로 발령났다가 3개월 만에 원래 부서로 돌아왔다.

지난달 29일 새벽에는 같은 건물에 사는 B 씨가 여러 이유로 A 씨를 불러내고 집으로 따라 들어와 성폭행을 했다고 전했다. A 씨는 강하게 거부하는 과정에서 벽에 머리를 부딪혀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고.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은 사과문을 통해 “최근 회사 내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성윤리 위반 사건에 대해 피해 직원 및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회사는 엄중하게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회사를 아끼고 지켜봐 주시는 지역사회와 모든 이해관계자 분들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피해 직원이 조속히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 회사는 경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는 한편, 자체적으로도 관련자들을 철저히 조사해 엄중히 문책하고 관리자들에게도 무거운 책임을 물어 피해 직원의 억울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김 부회장은 “2003년 윤리경영 선포 이후, 성희롱‧성폭력,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 등 사내 윤리경영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성윤리 위반 등 4대 비윤리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아웃(One-Strike Out) 제도를 시행하는 등 엄격한 잣대로 임직원의 윤리의식을 높여왔다”며 “하지만 금번 사태를 통해 아직도 회사 내에 성윤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성윤리에 대한 추가적인 집합 교육을 실시하고, 공신력 있는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사내 성윤리와 관련된 임직원들의 인식수준을 면밀히 진단해 근본적인 쇄신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토록 하겠다”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다. 포스코에 재직 중임을 인증한 이용자들은 이번 사전에 대해 “성 관련 문제는 아직도 80년도에 머물고 있는 회사다”, “피해자 면담해서 회유하고 합의 종용하는 것이 우리 회사 스타일이다. 원하는 부서 보내주고 진급 시켜주고 적당히 수습 후 퇴사 압박을 할 것 같다”, “이미 내부에서는 (가해 직원의) 얼굴 다 공개됐다. 언론에서 터지고 대기발령으로 변경됐다”, “성폭행에 대해 발설하지 말라는 전체 메일을 받았다”, “서울 임원 중에도 성범죄 저지른 사람 있는데 근무 잘하고 있다”, “올 게 왔다. 다른 부서에서도 꼭꼭 감춰두는 거 이참에 다 터졌으면 좋겠다”, “조직문화가 정말로 쓰레기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것이 팩트다”, “가해자가 잘릴 수 있도록 끝까지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 지금은 대기발령 중이다” 등이라 말했다.

 

이하 포스코 사과문 전문.

최근 회사내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성윤리 위반 사건에 대해 피해직원 및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회사는 엄중하게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회사를 아끼고 지켜봐 주시는 지역사회와 모든 이해관계자 분들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회사는 피해 직원이 조속히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또한 회사는 경찰조사에 성실히 협조하는 한편, 자체적으로도 관련자들을 철저히 조사해 엄중히 문책하고 관리자들에게도 무거운 책임을 물어 피해 직원의 억울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회사는 2003년 윤리경영 선포 이후, 성희롱/성폭력, 직장내 괴롭힘 예방교육 등 사내 윤리경영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쳐왔으며, 성윤리 위반 등 4대 비윤리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아웃(One-Strike Out) 제도를 시행하는 등 엄격한 잣대로 임직원의 윤리의식을 높여왔습니다. 하지만 금번 사태를 통해 아직도 회사 내에 성윤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에 금번과 같은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외부 전문가를 초빙하여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성윤리에 대한 추가적인 집합교육을 실시하고, 공신력 있는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사내 성윤리와 관련된 임직원들의 인식수준을 면밀히 진단하여 근본적인 쇄신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토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회사는 전 임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근무할 수 있도록 건강한 조직문화를 조성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큰 상처를 입은 피해 직원 및 가족분들께 사과 드립니다.

2022.6.23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 김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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