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오너보다는 인플루언서 모습만 보여...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뉴시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뉴시스)

[코리아데일리 홍재영기자]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멸공’ 해시태그 논란 이후 "더 이상멸공 관련 발언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멸공을 쓰지 않는 대신, 멸공을 연상시키는 단어들을 개인 SNS에 해시태그 하며 SNS에 자신의 이념 표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멸공’과 같은 자신의 이념을 표출해왔다. SNS의 발달로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에 자신의 개인적인 이념과 생각을 적는 것은 자유이지만 책임이 뒤따른다. 더욱이 그가 신세계 부회장이라는 위치에서 있어 그의 발언은 더욱 큰 파급력을 가지고 있어 몰락의 단초가 되기 충분했다.

올해 초 정 부회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기사를 올리며 ‘멸공’ 해시태그를 올려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 부회장의 SNS에 올라온 하나의 게시물은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자신만의 이념을 용기 있게 말하는 정 부회장을 칭찬하고 이념이 비슷한 사람들의 지지 목소리와 함께 ‘신세계 바이콧’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좋지 못했다. 신세계에 대한 ‘보이콧’이 이어지며 지난 1월 신세계의 주가는 한때 8% 폭락하는 모습을 보였고 중국 내부에서는 신세계에 대한 불매운동이 이어지기도 했다.

신세계 그룹내에서도 정 부회장의 행동에 대한 지적과 함께 우려가 이어졌다. 이마트 노조들은 그룹의 주력인 이마트가 힘든 시기 직원들의 노력으로 타사 대비 선방하고 있는 가운데, 분란을 일으키고 회사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정 부회장의 언행에 우려를 표했다.

이어,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은 자유이나 그 여파가 수만 명의 신세계, 이마트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도 미치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원들의 우려에 그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마트 노조의 성명이 담긴 보도를 올리며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한 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면서 "저의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입니다"라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 스스로 더 이상 이번 일로 기업의 가치와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전하며, "어떤 이념을 떠나 고객과 임직원, 주주 등 이번 일로 상처 입은 분들에게 사과한 것으로 봐달라"며 정 부회장의 사과는 진심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진심은 거짓말이었던 것인지 정 부회장의 SNS 행보는 계속 이어졌다. 그는 ‘멸공’ 논란 이후 계속 멸공을 생각나게 하는 문구들과 정치색이 들어간 것으로 오해가 갈만한 게시물들을 올렸다.

정 부회장은 SNS에 ‘멸사봉공’의 ’멸’을 띄어 쓰거나 ‘멸’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던 그는 계속 ‘멸’이 들어간 게시물을 작성했다.

지난달 10일에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사장 모습을 촬영한 사진 2장을 공유하고 "자유! 자유! 자유! 무지개!"라고 적었다.

누리꾼들은 정 부회장의 게시물에 댓글로 ‘멸공’을 치는가 하면, 정치적인 댓글들이 달리는 모습이 이어졌다.

사실, 그의 게시물에 정확히 이전처럼 ‘멸공’이라는 단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거나 정치색을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대부분 반응은 그가 어떠한 것을 말하고 싶어 하고, 생각을 표출하기를 원한다고 느껴질 만한 행보였다.

이 같은 행보는 정 부회장이 논란 당시 "고객, 임직원, 주주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함을 느끼고 사과한 것이 맞는 것인가?" 라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정 부회장은 SNS에 신세계 부회장의 입장보단,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이나 이념을 계속 표출하기를 원하는 인플루언서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신의 모습을 표출하고 많은 관심을 받는 것도 좋지만, 신세계 부회장으로서 자신의 언행과 행동이 어떠한 결과를 만들지 책임감을 느끼고 게시물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된다.

또한, 대기업의 오너로서 자신의 이념 표출로 인한 신세계 기업에 대한 유무형의 손실뿐만 아니라 나아가 한국 경제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만약 글을 적는다면 정약용의 “이 편지가 사통오달한 번화가에 떨어져 나의 원수가 펴보더라도 내가 죄를 얻지 않을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써야 하고, 또 이 편지가 수백 년 동안 전해져서 안목 있는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더라도 조롱받지 않을 만한 편지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글을 기억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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