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메가커피
사진=메가커피

[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나날이 오르는 물가 속에 서민들의 한숨이 날로 커지는 요즘이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생활물가지수가 109.54(2020년=10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7% 상승한 것이다. 생활물가지수는 일반소비자가 느끼는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144개 품목의 생활필수품을 대상으로 작성한 소비자물가지수의 보조지표다. 7%대에 이르는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이후 13년10개월 만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국제 유가 급등,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국내 물가가 들썩일 일들이 많았고, 제자리를 찾으려면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인크루트가 직장인 1004명을 대상으로 ‘점심값 부담감 정도’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95.5%(56.0% ‘매우 부담’, 39.5% ‘약간 부담’)가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지역에 따라 점심 한 끼에 1만원대를 써야 하는 곳도 적지 않다. 외식물가도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식후 즐기는 시원한 음료 한 잔에 대한 부담도 커진다. 대형 프랜차이즈, 저가 브랜드를 비롯해 편의점, 패스트푸드, 믹스 등의 가격이 모두 오름세다.

대형 프랜차이즈는 커피 한잔에 5000원인 시대가 도래했다. 커피빈코리아는 지난 2월에 이어 5월 다시 가격을 인상하며 아메리카노 스몰사이즈 한잔이 5000원이 됐다. 현재 대형 프랜차이즈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스타벅스 4500원, 할리스 4500원, 투썸플레이스 4500원, 탐앤탐스 4900원, 폴바셋 4700원, 엔제리너스 4500원 등이다.

저가 브랜드들도 연달아 가격을 200~300원가량 올리고 있다. ‘고작 300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과일차가 기존 3000원에서 3300원이 된 것을 예로 들면 무려 10%가 오른 수치다. 지난 4월 가격을 인상한 빽다방, 더리터에 이어 5월에는 컴포즈커피가 가격을 올렸다. 6월에는 메가커피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커피전문점 브랜드평판 2위에 오른 메가커피마저 가격을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아쉬움을 더했다. 메가커피는 대표 메뉴인 아메리카노(1500원), 메가리카노(3000원)의 가격은 동결했지만, 그 외의 메뉴들은 200~300원 인상했다.

업체들은 치솟는 원두, 우유 등의 원자재 가격으로 울상이다. 원두 주요 산지인 브라질과 베트남 등이 이례적인 폭설과 한파, 가뭄, 홍수 등 이상 기후를 겪으며 원두 생산량이 대폭 감소해 공급에 차질을 빗고 있다. 원유는 가격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기본가격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 축산물생산비 조사’에서 우유 1ℓ 생산비가 843원으로 전년보다 4.2% 증가했다. 증감률이 ±4% 이상일 경우 협상을 통해 가격이 조정돼야 하지만 협상위원회 구성부터 손발이 맞지 않고 있다.

정부는 10대 긴급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하며 수입 커피와 코코아 원두에 붙는 부가가치세를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면세가 적용되는 항목이 볶지 않은 생두로 한정돼 있어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커피 브랜드에서 로스팅된 원두를 수입하기 때문이다. 부가가치세가 아니라 원두를 수입하는 국가의 관세 면제를 해주는 것이 더 확실하고 효과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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