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에게 현재 대한민국은 ‘집 없는 삶’ 또는 ‘빚에 허덕이는 삶’"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에 내 집 마련을 포기한 20·30세대 (사진=정지원 기자)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에 내 집 마련을 포기한 20·30세대 (사진=정지원 기자)

[코리아데일리 홍재영 기자] 20·30세대 사이에선 “달팽이는 등에 집이라도 있지만 우리는 뭐냐”라는 장난스럽지만 슬픈 대화가 오간다. 자신이 받는 봉급으로는 열심히 일해도 모을 수 없을 만큼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 20·30세대들은 ‘이생집망(이번 생애에 집 사기는 망했다)’을 외치고 있다.

20·30세대에게 연휴기간 가족들과의 식사 자리는 가시방석으로 다가온다. 집안 어른들의 “언제 집 사서 언제 결혼할래”라는 말은 20·30세대에겐 마치 “허황된 것을 쫓으라”는 말처럼 들린다.

현재 우리나라는 심각한 버블 현상을 겪고 있다. 올해 아파트 평균값은 전년 대비 20.2% 오르며 2002년 ‘카드버블’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집값은 5년 사이 약 2배로 치솟았다. 

전셋값도 엄청난 폭등으로 “지금 전셋값이면 5년 전 아파트 한 채를 구매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20·30세대의 월급 평균은 250만원으로, 폭등하는 집값을 생각한다면 현실적으로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한다는 꿈은 포기하게 된다.

이러한 혹독한 상황에도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지 못한 20·30세대 사이에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생애 첫 집을 마련하려는 이들을 위한 대책들로 가능해진 대출과 언제 또다시 오를지 모르는 집값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먼저 집을 사고 보자는 생각을 하는 20·30세대들이 많은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윤 정부의 정책과 현 상황에 대해 비관적인 의견을 전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새로운 정책 도입으로 20·30세대 청년층의 대출한도가 늘어났지만, 이러한 대책으로 서울 내 아파트를 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금리 쇼크로 인해 커지는 대출금리 부담으로 쉽사리 선택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전했다.

어떻게든 초장기 주택담보대출과 차액을 감당하여 집을 장만하더라도 월급 절반 이상의 금액을 40~50년 동안 매달 원금 상환과 이자 등 금융 비용으로 나가는 족쇄가 걸린다.

20·30세대 청년들을 위한 대출 완화 정책이라고는 하지만 “자기 집을 갖기 위해 머리가 백발이 될 때까지 돈을 갚으라는 소리인가?”라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20·30세대에게 ‘집 없는 삶’ 또는 ‘빚에 허덕이는 삶’이란 슬픈 선택지만이 존재하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전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터무니없이 오른 집값도 문제지만, 현 정부에서 허황된 대출을 통한 청년들의 주택 구매 독려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현 정부는 청년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청년들을 위한 정책’에 대해 큰 목소리 내며 표심을 호소했던 때를 기억하고 진정으로 청년들이 처한 상황을 직시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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