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마무리된 가운데 당선자들의 기업 유치 공약이 지켜질지 미지수다.

앞서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할 것 없이 기업과 사전에 협의 안 된 유치 공약을 쏟아냈다. 이에 기업들은 난감한 가운데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제대로 된 입장표명을 하지도 못했다.

먼저 국민의힘에서는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가 경기 북부에 400만㎡ 이상 규모의 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굴지의 반도체 대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윤형선 인천 계양을 후보는 계양테크노밸리에 삼성전자, SK 등을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 후보는 미군기지 캠프 스탠리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유치할 것을 공약했다.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는 원주 부론국가산업단지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도 여러 기업 유치를 공약했다. 노영민 충북지사 후보는 4대 기업 국내 투자액 480조원 중 100조원 이상 유치와 함께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는 원주와 횡성에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자율주행, 로봇, 도심 항공교통 등 미래먹거리를 담당하는 사업부서를 유치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이 중 국민의힘 김동근(의정부시장), 김진태(강원지사) 후보는 당선됐다. 김동근 당선인은 당선 확정 후 “선거 기간 동안 시민 여러분에게 약속드린 교통 혁신, 일자리 혁신, 주거환경 혁신 등을 하나하나 착실하게 지켜나가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새로운 강원도 77·88(칙칙폭폭) 공약’(주요 공약 77개, 맞춤형 공약 88개) 총 165개 공약을 세운 김진태 당선인은 “강원평화특별자치도의 초석을 닦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의 공약 대로면 삼성전자는 의정부와 강원도 원주에, SK하이닉스는 의정부에 반도체 공장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현재 삼성전자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인 평택캠퍼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반기에 세 번째 반도체 생산 라인을 완공하고 네 번째 라인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용인반도체클러스트에 집중하는 가운데, 충북 청주에 신규 공장을 지을 것을 검토 중이다. 현재 부지 확보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은 여러 이유로 지방 이전을 꺼린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매출 상위 1000대 기업 중 152개사를 대상으로 ‘기업의 지방 이전 및 지방 사업장 신증설에 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기업의 89.4%는 지방 이전 계획이 없다. ‘고려한 적 없음’이 84.8%로 압도적인 수치를 보여줬다. 기업들은 교통·물류 애로와 이전 비용 등의 문제를 비롯해 기존 직원이 퇴사하거나 새로운 인재 확보가 어려운 점, 사업장 부지확보가 쉽지 않은 점, 숙소·학교·병원 등 생활 인프라가 부족한 점 등을 이유로 꼽는다.

특히 반도체 공장은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아야 하며, 부품업계와도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는 등 입지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에서 당선자들의 공약을 받아들여 당장 내부 논의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부지확보와 공장 신증설에 들어가는 비용과 인력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더미다. 이를 보면 기업과 협의 안 된 유치 공약이 얼마나 현실성이 없는지 알 수 있다. 당선자들이 재임 중 공약으로 내건 기업 유치를 성공할 수 있을지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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