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 속에 스며들어 함께 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장해

영화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이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으며 다시 한번 한국 영화의 품격을 높였다. 상은 언제 어디서 누가 받아도 멋지고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각종 미디어와 매체가 범람하고 그에 수많은 작품이 과잉생산 되는 시대에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영화제에서 수상을 했다는 사실에 박수가 절로 나온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와 사망자 아내와의 의심과 관심, 그리고 사랑을 동시에 그린 영화다. 전형적인 형사 스토리에 걸맞게 자칫 음울할 수 있는 미스테리한 스토리를 풍성하면서도 매끄러운 전개로 귀결시킨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마도 와일드 한 내용을 섬세하면서도 로맨틱한 영화로 탈바꿈시켜 최고 감독으로서 인정을 받았을 것이다.

특히 이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특별한 여배우는 우리를 더욱 호기심으로 이끌며 이와 함께 한달 여 남은 개봉날짜를 기다리게 만든다.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탕웨이는 남편을 의문의 사고로 잃은 중국인 아내 역할을 맡았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찰떡같은 배역이었다.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은 자연스러운 연기가 영화를 살리고 품격을 높였다.

중국 인기배우 탕웨이
중국 인기배우 탕웨이

탕웨이. 중국 인기배우였던 그녀는 대한민국과 인연이 깊다. 그녀는 먼저 ‘색·계’라는 다소 파격적인 내용의 영화로 우리에게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흥행에도 성공하고 나름대로 명성도 얻었지만 정작 중국인들에게는 지나치게 선정적인 내용으로 인해 반감을 줬다, 그러나 지난 2011년 김태용 감독이 리메이크한 영화 ‘만추’ 의 주인공 애나를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한국과 인연이 시작됐다.

특유의 가라앉고 고혹적인 분위기를 가진 그녀의 이미지와 ‘만추’가 잘 어울려 고급스런 영상미와 함께 한국 영화팬들의 뇌리에 남았다. 그것이 인연이 돼 3년 후인 2014년 김태용 감독과 결혼했고 이후 낳은 딸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그녀를 언급할 때 ‘한국의 며느리’라는 닉넴이 앞서면서 친숙함이 느껴진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 출연하며 한국과의 인연을 극대화 시켰고 급기야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 이만 보더라도 탕웨이가 대한민국에 부여하는 의미는 예사롭지 않다.

인연 중에서도 결혼 인연은 억만 겁 인연의 줄이 엮여 이루어지는 일이다. 탕웨이의 행보는 단순히 배우와 감독과의 남녀 간 인연줄로 만나 결혼이라는 결과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기에는 그녀가 한국에 부여하는 상징성은 일반적이지 않다.

한국으로 시집온 유명 외국 배우라는 가시적인 관념보다는 한 배우가 우리의 문화 속에 스며들어 함께 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장해간다는 것이 그녀가 대한민국에서 사랑받아야 할 명분인지도 모른다. [이주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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