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며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하고 있어 서민들의 생활고가 극에 달하고 있다. 가뜩이나 주변 조건이 열악한 상황인데 우리 생활에 가장 밀접한 생활 물가까지 고공 행진이니 체감 지수는 더 높아만 간다. 특히 국민 대부분이 선호하면서 부담 없이 먹는 삼겹살 가격이 한 달 사이 20% 가까이 올라 삼겹살이 아니라 금겹살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사실 각종 공산품은 물론이거니와 휘발유 가격 조차 천정부지로 오르니 서민들은 매일 울상이다. 이제는 안 오른 것이 없는 마당에 새삼 놀라운 일도 아니라며 체념하는 지경이다. 지금까지 해마다 5월이면 캠핑이나 나들이 객이 늘면서 삼겹살 가격이 오르는 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고물가 분위기와 거리 두기 해제 탓인지 그 양상이 이번에는 더욱 그 현상이 뚜렷해서 단순히 일시적 현상은 아닌 듯하다.

현재 삼겹살 1㎏당 소비자 가격은 2만8460원이다. 전달과 비교해도 현저한 오름세이고 1년 전과 비교해도 가격이 20.3% 상승했다. 특히 돼지고기는 28.2%나 가격 상승해 대형 마트에서는 국내산 삼겹살을 수입 소고기와 놓고 가격 저울질을 할 정도고 한다. 항간에는 삼겹살 가격이 급격히 오른 것은 가축 질병의 영향으로 돼지 공급이 줄었기 때문이라고도 하지만 수급 면에서는 원활한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꼭 그 이유 만은 아닌 것 같다.

최근 돼지 공급 두수는 오히려 전년보다 많다. 돼지 산지 가격은 전국 도매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의해 결정돼 농가에서는 가격을 결정할 수 없기에 공연히 서민들만 가격 변동에 울고 웃는다.

사실 사료비나 인건비가 급격히 오르더라도 돼지 가격을 자의적으로 올려서 팔 수 없는 구조에 분명 최근 고물가 흐름의 영향을 받은 것이 틀림없다는 게 맞는 말이다. 거기에다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사료비 상승, 육류 수입 단가 등이 동반 상승했고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영향으로 야유회나 회식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비 인상은 축산 농가의 원가 부담을 키우는 요소이기에 우선 정부가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먹을 수 있어서 서민에게 그나마 효자 식품이라고 할 수 있는 돼지고기를 비롯해 달걀과 식용유 등은 가격 동향에 대한 점검을 신속하게 해야 한다. 국제적인 흐름에 따라 두루뭉술 편승해가는 모양새를 보이면 국민들의 불만은 더 높아질 뿐이다.

이런 현실 앞에 정부는 가격과 수급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할 때에 따라 적기 대응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하지만 사료비 상승, 육류 수입 단가 상승 등 국제 공급 측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국민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다.

특히 사료비 상승은 국내 축산물 생산량 감소를 유발하기 쉽기에 그나마 필요할 때 수급 받지 못하는 불상사도 우려된다. 무엇보다 농가에 대한 특별 사료 구매 자금 지원 확대도 검토해서 공급 확대 방안을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물론 정부에서는 육류 수입 단가 상승 동향을 점검하고, 중장기적인 식량 안보 강화 방안도 관련 업계 및 전문가들과 협의 중이다.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정부를 믿고 기다려 볼 일이다.

경기나 경제가 가장 민감하게 작용하는 것은 밥상 물가다. 콩나물 값, 두부 값 하나에도 민감한 것이 서민들의 살림이다. 곡간에서 인심 난다고 소소하나마 물가가 안정되면 서민의 마음은 편안해진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언제 끝날 지 아무도 모르고 잠시 잠잠해진 것처럼 보이는 바이러스도 언제 다시 횡행해서 우리 일상을 다시 파고들 지 모른다. 하루 아침에 모든 상황이 달라지고 높아진 물가가 제 자리를 잡으리라는 기대는 욕심이다. 내 일상에 익숙하고 만만한 생활이 안정되고 자리를 잡는 것이 우선이다.

가뜩이나 외부적으로 부정적인 조건이 산재한 시점에 일상은 천태만상의 형국을 이루고 있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밥 한 끼가 새삼 소중한 시절이다. 이런 때 밥상 물가의 고공 행진이야말로 치명적인 조건이다. 어느 때보다 가시화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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