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IT·금융·보험 기업 새로운 근무 방식 선도

사진=야놀자
사진=야놀자

[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위드 코로나와 엔데믹으로 재택근무가 급감하는 추세에서 기업 문화를 선도하는 플랫폼·통신·IT·게임·금융·보험 등의 업계에서는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일과 휴가를 결합한 워케이션(Work+Vacation)을 장려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위드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 급감

재택근무 지속 기업 15%

커리어테크 플랫폼 사람인(대표 김용환)이 기업 800개사를 대상으로 ‘재택근무 시행 및 지속여부’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 기업의 53%는 코로나 확산 이후 ‘재택근무를 실시했다’고 답했다. 재택근무 시 업무 효율에 대한 만족도는 ‘80점’(25%), ‘70점’(18.4%), ‘90점’(13.4%), ‘100점’(12.5%) 등의 순으로 생산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기업이 많았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를 기점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기업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위드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 방식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라 답한 기업이 15%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IT’(28.7%), ‘금융/보험’(27.3%), ‘식음료/외식’(20%) 등이 많았다.

재택근무를 지속하는 이유로는 ‘유연한 근무형태가 안착되고 있어서’(50%, 복수응답)와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서’(50%)가 1위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업무 효율에 차이가 없어서’(40.8%) 등의 의견이 나왔다. 이들 기업은 재택근무 운영 방식에 관해 ‘개인의 자율적 선택(횟수 제한 없음)’(25%), ‘주5일 재택’(24.2%), ‘주2일 재택’(19.2%), ‘주3일 재택’(10.8%) 등을 계획 중이다.

기업들 유연한 근무환경 만들기에 관심 높아

하이브리드 근무-거점오피스-워케이션 적극 도입

그런가 하면 기업들 절반 가까이(48.1%)는 향후 유연한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람인 임민욱 팀장은 “현재는 일상회복 차원에서 사무실 출근을 재개하는 기업들이 많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원격근무는 이미 전 세계적인 추세이며, 우수 인재 확보와 조직 관리 차원에서도 유연한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 강조했다.

실제로 여러 기업이 해외 기업들의 사례를 적극 반영해 새로운 근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거점오피스를 늘려 직원들의 출퇴근 부담을 줄이는가 하면, 재택근무와 원격근무를 의무화하거나 상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재택과 출근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근무 방식을 도입하고, 휴가 중 근무를 인정하는 워케이션을 적극 권장하고 나섰다.

SK텔레콤은 서울 신도림, 경기 일산과 분당에 거점형 업무공간 ‘스피어(Sphere)’를 조성했다. KT도 직원들을 위해 서울 여의도와 석촌, 일산에 공유오피스를 통해 거점오피스를 만들었다. 또 KT는 경기 분당 사옥과 서울 광화문 사옥에 원격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서울 마곡 사옥과 경기 과천, 판교에 분산 오피스를 운영 중이다. 재택근무 비율도 70% 수준으로 확대했다. 크래프톤은 핫데스크(hot desk) 공간을 서울 역삼에 구축해 다른 지역 오피스 소속 근무자들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코리아센터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사전 승인 후 지역 불문하고 3곳의 거점 스마트 오피스에서 일할 수 있게 했다.

네이버는 커넥티드 워크(Connected Work) 제도를 오는 7월부터 시행한다. 이는 ‘주3일 회사 출근’과 ‘원격근무’ 중 직원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화상회의가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서든 원격근무가 가능하다. 카카오는 오는 6월까지 전사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NHN은 이달까지 주4일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이후 외부 상황을 고려해 근무 제도를 정비할 예정이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올해부터 ‘주32시간 근무제’와 함께 전면 재택근무 중이다.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주2일 원격근무가 가능한 근무 제도를 상시화한다고 밝혔다. 요기요는 3일 출근, 2일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연구개발 인력의 경우 전면 재택을 허용했다.

쿠팡은 ‘25% 재택근무’를 통해 의무적으로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 문화를 조성했다. 당근마켓은 전사 재택근무를 실시했으며, 출근 시에도 출근 시간을 오전 7~11시 사이에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키네마스터는 새로운 근무제인 ‘Linked Work(링크드워크)’를 도입했다. 화·수·목요일 출근, 월·금요일 재택근무를 통해 직원들의 시간 활용도를 끌어올렸다. 또 개발 직무 인원의 경우 100% 재택근무를 실시하며 이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에이스손해보험은 직원들의 업무 편의성과 효율성을 고려해 2년간의 재택근무를 마치고 3일 출근, 2일 재택근무를 결합한 3+2 유연근무제를 시행한다. 월·수요일은 협업 데이로 모든 임직원이 출근하며 하루는 개인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네이버 계열사 라인플러스는 국내로 한정된 원격근무를 올여름부터 해외까지 확대하며 ‘워케이션’ 문화를 구축했다. 이는 국내 IT 기업 최초다. 라인플러스는 세부 내용을 오는 6월 발표할 예정이다. 에어비앤비는 오는 9월부터 연간 최대 90일 국외 근무가 가능해진다. 세계 각국의 정부들과 협력해 현재 20개 이상 국가에서 원격근무 비자를 제공하고 있다.

야놀자는 지난해 10월 일주일간 강원도 평창에서 근무하는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시행한 바 있다. 총 2회차가 진행됐으며 추첨을 통해 선정된 60명의 직원이 참여했으며, 워케이션 기간의 호텔, 식사, 법인차량을 지원해 화제가 됐다. 또 야놀자는 지난해 6월부터 상시 원격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사무실, 재택근무, 6개의 거점오피스 중 선호하는 근무 장소를 선택하게 했다.

기업은 글로벌 인재 영입이 용이해지고 핵심 인력의 유출을 막을 수 있고, 직원은 업무 효율성과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는 다양한 근무 방식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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