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이 꼽은 미래 먹거리
미국 시러큐스 공장 2000억원에 인수

사진=롯데
사진=롯데

[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롯데가 미국의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인수하며 바이오 의약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롯데지주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ristol-Myers Squibb)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의결했다. 이를 통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시작하고 향후 관련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는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 의약품에 주목했다. 바이오 의약품 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2020년 3400억달러에서 오는 2026년에는 622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롯데는 지난해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경영혁신실 산하에 바이오팀(신성장2팀)을 만들고 BMS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근무한 이원직 상무를 영입하는 등 준비 작업에 나섰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신사업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양적으로 의미 있는 사업보다는 고부가 가치 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이번 BMS 공장 인수 규모는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다. 계약 내용에는 2억2000만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 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 인수 완료된 후에도 BMS와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을 보여준다. 신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출장 중 시러큐스 공장을 직접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공장에서는 총 3만5000 리터의 항체 의약품 원액 생산이 가능하다. 420명의 공장 인력들은 64개국 이상의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승인을 통해 대량 생산 시스템에서도 의약품 품질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기술 역량을 갖췄다.

신 회장은 이사회에서 “BMS 시러큐스 공장의 우수한 시설과 풍부한 인적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롯데와 시너지를 만들어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롯데는 향후 10년간 바이오 의약품 사업에 약 2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롯데지주 산하에 자회사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신설하고,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바이오 CDMO 톱10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신규 제품 수주 및 공정 개발 등 역량 강화를 위해 이번 인수한 시러큐스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도 단행할 예정이다. 북미 지역 판매 영업을 위한 미국 법인 설립과 10만 리터 이상 규모의 생산공장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한편 롯데는 기존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유통과 화학에 더해 바이오 의약품과 헬스케어를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지난 3월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했으며, 향후 이를 메디컬 영역으로 확장해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고 실버타운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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