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폭 확대 첫날인 지난 5월 1일 전국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18원 넘게 떨어진 리터당 1956원대였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한다는 발표에 따라 휘발유는 리터당 83원, 경유는 58원, 액화석유가스(LPG)는 21원씩 가격이 떨어졌다.

거리두기 해제는 국민들의 운신의 폭을 넓히는 일등공신이었다. 더구나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행사가 많아진 시기에 더욱 반가운 소식이었다. 유명 놀이 공원이나 관광지는 인파가 몰렸고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했다. 솔직히 유류세 인하 폭 확대만큼 소비자 판매 가격이 체감할 만큼은 아닌데도 그간 바깥 활동이 얼마나 갈급했는지 짐작이 된다.

국민들은 언제나 기름값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생활 경제는 주유소 앞 가격표 숫자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인하를 체감하기까지는 언제나 다소 시일이 걸린다. 주유소들이 유류세 인하 전 받은 물량을 소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오를 때와는 달리 내릴 때의 폭은 새의 눈물만큼이나 찔끔거리며 서민들의 애를 태운다. 그래도 이번에는 정유사들이 국민들의 마음을 읽었는지 직영주유소 판매가격에 유류세 추가 인하 분을 즉각 반영한 모양새다. 서민들의 가계 사정을 감안한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다.

서울은 휘발유가 가장 비싼 지역으로 리터당 2003.12원을 기록했다. 가장 싼 지역은 대구로 전날보다 24.41원 내린 리터당 1925.68원이었다. 경유는 제주가 리터당 2014.36원으로 가장 비쌌다. 경유가 가장 저렴한 곳 또한 대구(1878.23원)로 전날보다 13.36원 떨어졌다. 지역에 따라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경신한 곳도 있다고 하니 당분간은 가격이 업치락뒤치락 할 것 같다.

기름값 폭등의 원인은 러시아와 우쿠라이나의 전쟁이었다. 다른 공산품이나 식품 원자재 가격 또한 폭등 시키며 지구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는 전쟁이 이제는 더 이상 자국 만의 일이 아닌, 국제적으로 중대한 사안이라는 뜻이다. 이제 마스크를 벗고 본격적인 일상의 귀환을 앞두고 있다. 기름값 안정으로 기나긴 코로나 시국이 남긴 심신의 고립이 제대로 풀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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