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삼성, LG, 현대 등 국내 대표기업이 글로벌 경쟁사보다 조세부담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4일 7대 수출업종 대표기업과 글로벌 경쟁사의 2021년 경영성과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경영데이터는 S&P Capital IQ를 참고했으며, 조사업종 및 기업은 반도체 부문 삼성전자와 인텔(미국), 가전 부문 LG전자와 월풀(미국), 디스플레이 부문 LG디스플레이와 BOE(중국), 석유화학 부문 LG화학과 바스프(독일), 휴대폰 부문 삼성전자와 애플(미국), 자동차 부문 현대차와 폭스바겐(독일), 조선 부문 현대중공업과 CSSC(중국)이다.

글로벌 경쟁사가 시가총액, 자산, 매출이 더 크지만, 법인세 부담률은 한국 기업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글로벌 경쟁사가 한국 기업의 2.2배, 자산은 1.3배로 집계됐다. 글로벌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와 LG전자 가전을 제외한 분야에서는 더 큰 차이가 나타났다. 두 기업을 제외한 5개 기업을 비교하면 매출은 3배, 자산은 1.8배로 벌어졌다. 시가총액 규모도 3.1배로 차이가 컸다.

부문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삼성전자 반도체와 인텔의 매출은 비슷했고, 자산과 시가총액은 삼성전자가 인텔의 2.1배였다. LG전자의 경우 월풀보다 매출이 2.9배, 자산이 2.2배, 시가총액이 1.4배 많았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중국의 BOE가 LG디스플레이보다 매출이 1.3배, 자산이 2.2배 많았다. 시가총액은 무려 4.9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석유화학 부문에서 독일의 바스프는 LG화학보다 매출 2.5배, 자산 2.3배, 시가총액 2.1배로 모두 배 이상 앞섰다. 휴대폰의 경우 삼성전자와 미국 애플의 자산은 비슷하게 집계됐으나, 애플이 삼성전자보다 매출이 4배, 시가총액이 5.8배 앞섰다. 자동차 부문에서 현대차와 폭스바겐은 매출(2.9배), 자산(3.1배), 시가총액(3.6배) 모두 약 3배에 이르는 차이가 났다. 조선 부문에서 중국 CSSC는 현대중공업보다 매출 1.2배, 자산 2.0배, 시가총액 1.9배 앞섰다.

2021년에 R&D 투자규모도 글로벌 경쟁사가 84억 달러로 한국 기업 평균 58억 달러보다 1.4배 컸다. 조사항목 중 유일하게 설비투자만 한국 기업이 글로벌 경쟁사보다 1.7배 더 컸다.

글로벌 경쟁사가 한국 기업보다 매출, 자산, 시총 등에서 월등히 높은 반면, 기업의 법인세 부담률(기업 세전이익(EBT) 대비 법인세비용)은 한국 기업이 평균 25.7%로, 글로벌 경쟁사 평균 15.7%보다 10%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반도체(25.2%)가 인텔(8.5%)보다 16.7%p 높으며 가장 큰 차이가 있었다. 또 삼성전자 휴대폰(25.2%)이 애플(13.3%)보다 11.9%p 높아 2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디스플레이 부문이 8.5%p(LG디스플레이 22.4%/BOE 13.9%), 석유화학 부문이 6.1%p(LG화학 25.3%/바스프 19.2%), 가전 부문이 5.3%p(LG전자 27.6%/월풀 22.3%), 자동차 부문이 5.2%p(현대차 28.5%/폭스바겐 23.3%) 순으로 집계됐다.

전경련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7대 수출 주력업종의 한국 대표기업들도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매출·시총 규모가 1/2~1/3 수준에 불과한데, 세(稅) 부담은 오히려 한국 기업이 월등히 높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기업이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법인세 부담을 낮추고 기업 성장에 방해가 되는 대기업 차별규제들을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