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경 SNS, 밀라그로
사진=박경 SNS, 밀라그로

[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여러 차례 논란이 불거진 음원 사재기에 대한 논쟁이 아직도 끊이질 않고 있다.

가요계에서 음원 사재기 의혹이 제기된 것은 아주 오래된 일이다. 음원 사재기 근절을 위해 SM·YG·JYP·스타제국 등 대형 기획사 4곳이 서울중앙지검에 수사 의뢰를 했지만 뚜렷한 혐의점이 잡히지 않은 바 있다.

음원 사재기가 가장 크게 이슈가 된 것은 블락비 박경의 실명 거론과 영탁의 소속사 밀라그로 이재규 대표가 검찰에 송치된 것이다.

박경은 2019년 11월, 선후배 가수의 실명을 거론하며 음원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로 인해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까지 진행되며 세간의 화제가 됐다. 실명이 거론된 가수들은 즉각 명예훼손으로 박경을 고소했고, 이후 2020년 9월 박경은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2016년 ‘사재기 처벌법’이라 불리는 음악산업진흥법 개정 이후 혐의가 인정된 것은 이번 영탁의 소속사 대표가 처음이다. 사재기를 의뢰한 사람, 사재기를 실행한 사람이 입을 맞춰 적발이 쉽지 않다. 이재규 대표는 2018년 10월 발매된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차트 순위를 높이기 위해 마케팅 업자에게 3천만 원을 주고 사재기를 의뢰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 대표는 “혐의점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 개인적인 욕심에 이성을 잃고 독단적으로 진행했다”고 말하며 사과했다.

당시 박경이 실명을 거론했던 가수들의 소속사는 SNS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했으나 이는 합법적으로 광고 수단이라고 사재기 의혹을 부인했다. SNS 바이럴 마케팅은 일정 금액을 내고 SNS 유명 채널을 통해 영상, 사진 등으로 홍보를 하는 마케팅의 일종이다.

물론 SNS 바이럴 마케팅과 음원 사재기는 엄연히 구분돼야 한다. SNS로 홍보해서 인지도를 높이는 것과 음원 사재기로 직접 차트 순위에 개입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다만 SNS 바이럴 마케팅으로 단기간에 음원 차트 상위권에 랭크되는 것과 음원 사재기를 명확하게 구별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SNS 음원 노출 빈도가 실제 리스너들에 의해 차트 순위 상승으로 이어지는지 미지수다. SNS 좋아요 수가 많은 것을 내세우며 합법적인 마케팅이라 주장하지만 좋아요 수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SNS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하는 특정 업체 몇 곳은 음원 차트에 높은 순위에 올라가는 것이 보장된다는 말이 암암리에 나오기도. 한 가수 지망생은 “음원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가수가 SNS 바이럴 마케팅으로 차트인 했다고 자랑하더라. 돈만 있으면 SNS 광고를 하고 싶다. 차트 100에 랭크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들어가기만 하면 그 이후로는 유지하기 쉽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한 가요 관계자는 “SNS 바이럴 마케팅을 안 하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특정 몇 군데는 무조건 차트인이 된다고 한다. 음원 사재기와 함께 투표 사재기를 하는 경우도 들었다”고 지적했다.

음원 사재기를 적극적으로 근절함과 동시에 SNS 바이럴 마케팅이 사재기를 위한 편법이라는 오인을 벗을 수 있도록 투명한 공개가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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