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사진=SBS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 마지막까지 깊은 울림을 전했다.

SBS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극본 설이나/연출 박보람/제작 스튜디오S)’이 지난 12일 12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13일 시청률 조사 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수도권 기준 시청률 7.6%, 2049 시청률 4.2%를 기록했으며 분당 최고 시청률은 10.9%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대한민국을 공포에 빠뜨린 동기 없는 살인이 급증하던 시절, 악의 정점에 선 이들의 마음속을 치열하게 들여봐야만 했던 국내 최초의 프로파일러 이야기를 담았다. 대한민국 최초 프로파일러라는 특별한 소재, 제작진의 젊은 감각이 더해져 매회 강렬하고 치밀한 스토리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는 시청자 숨통을 틀어쥐었고 과감하고도 디테일한 연출은 그 충격을 배가시켰다.

여기에 믿고 보는 배우 김남길, 진선규, 김소진 등의 몰입도를 높이는 연기로 호평을 이끌었다. 또 이대연, 김원해, 김혜옥, 정순원, 공성하, 려운 등 모든 배우들이 최고의 연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한준우, 김중희, 나철, 고건한, 오승훈, 우정국 등 악마로 등장한 배우들이 막강한 존재감감으로 더욱 강력하고 탄탄한 스토리를 완성했다.

이날 12회에서 송하영(김남길 분), 국영수(진선규 분), 윤태구(김소진 분) 등은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우호성(나철 분)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윤태구와 남일영(정순원 분)이 실제로 마주한 우호성은 송하영의 프로파일링 분석 그대로였다. 호감형 외모, 고급 승용차는 물론 자동차 내 호의 동승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로 인형과 강아지와 함께 찍은 사진까지 일치했다. 여기에 우호성은 경찰의 추궁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오히려 경찰에 진범이라는 확신을 심어줬다.

다음 날 직접 경찰 조사를 받겠다며 돌아선 우호성은 그날 밤 증거 인멸을 위해 자신의 자동차에 불을 질렀다. 이어 태연하게 경찰에 전화한 우호성은 윤태구에게 자신의 자동차에 불이 났다고 신고했다. 앞서 우호성은 방화로 아내와 장모의 보험금을 받아 보험사기 혐의도 받고 있었다.

이 시각 우호성의 영장이 발부됐고, 경찰은 우호성을 긴급 체포했다. 그 상황에서 우호성은 “차에 불을 낸 범인을 잡아야지. 왜 나를 잡냐”고 뻔뻔한 모습을 보여 분노를 샀다. 체포된 후에도 우호성은 증거를 찾아오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경찰의 추궁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수갑을 풀어 달라, 물을 가져다 달라 등 기선제압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송하영은 이를 간파하고 막은 뒤 한 발 더 나가 아들과 부모 얘기를 하며 우호성의 심리를 쥐고 흔들기 시작했다. 이때 우호성의 옷에서 혈흔이 발견됐으며, 차에서도 다른 피해자 것으로 추정되는 립스틱 성분이 검출됐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우호성은 윤태구와의 만남을 요청했다. 송하영은 윤태구에게 라포를 형성하면 입을 열 것이라며 우호성의 자백을 이끌 수 있는 방법을 전했다. 이에 윤태구는 우호성의 자백을 받아냈다.

살인을 계획한 날은 꼭 실행해 옮겼다며 스스로 사이코패스임을 알았다는 우호성은 그렇게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앞선 케이스들을 통해 악마들과 대면하며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송하영은 스스로 경계선을 찾았다. 우호성과 대면은 했으나 취조는 윤태구가 진행하며 부담을 줄였다. 이어 피해자 유족에게 말없이 고개 숙여 인사하고 돌아선 송하영과 국영수는 미래를 향해 나아갔다. 더 많은 범죄행동분석관을 양성하고 대한민국에 프로파일링 수사 기법이 자리 잡도록 다시 힘을 냈다.

엔딩이 압권이었다. 모두가 훈훈한 마무리를 예상하고 있을 때 카메라는 범죄자들이 수감된 교도소로 돌아갔다. 여러 범죄자가 지켜보는 TV에서 송하영의 인터뷰가 송출됐다. 송하영은 “대성 연쇄살인사건 진범이 어딘가에서 이 방송을 보고 있다면 꼭 전하고 싶다. 과학은 날로 발전하고 있고, 세상에 완전범죄라는 건 없다. 그러니 반드시 잡힐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송하영을 기억하려는 듯 혼잣말을 하는 수감자의 섬찟한 모습으로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 끝났다.

특히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 엔딩 문구가 더해져 여운을 남겼다. “2000년대 이후 대한민국 과학수사의 발달로 연쇄 살인 범죄가 초기에 차단되고 체포되고 있지만 해마다 강력 범죄로 사망하는 피해자는 여전히 수백여 명에 이릅니다. 잔인한 범죄로 희생당한 피해자들의 명복을 빌며, 이로 인해 고통받은 유가족 모두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는 사회, 범죄에서 가장 소외되는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는 내용은 최선을 다해 달려온 12회의 핵심 메시지를 묵직하게 담아냈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범죄를 막기 위해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경찰 등의 노력을 조명함과 동시에 범죄 피해자와 유족의 마음을 어루만져야 한다는 화두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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