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비슷한 포맷으로 무성의하게 만든 영상들 판 쳐

유튜브 구독을 위한 홍보물 (사진=블러그)
유튜브 구독을 위한 홍보물 (사진=블러그)

[코리아데일리 이주옥기자] 스마트 폰을 이용한 영상은 모바일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명 ‘유튜브’ 영상을 통해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타인의 지혜를 배우고 우린 그 안에서 수시로 나를 합체하고 감정 이입한다. 대중교통 속에서 또는 카페에서 영상에 심취한 채 몰입하며 웃고 찡그리며 반응하는 모습은 이 시대의 또 하나의 진기한 풍경이다.

나는 유튜브 시청에 있어 편식하는 편이다. 주로 시골의 한가한 풍경이나 텃밭 가꾸는 일상, 그리고 식품을 자급하며 그 안에서 소박하게 일상을 꾸리는 사람들이 만든 영상을 즐겨본다. 때로는 평범한 이웃들의 시시껄렁한 일상과 잡담에 덩달아 동조하며 웃는다.

문득 우리에게는 단 10분짜리에 불과한 짧은 영상이지만 한 편의 영상을 완성하기까지 그들의 노고를 헤아려보게 된다. 많게는 수백 개의 장면을 찍어 보여 줄만한 영상으로 편집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영상의 시대,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10분 남짓한 길이의 영상은 임팩트에 안성맞춤이면서 또 다음을 기다리게 하는 아쉬움을 주기도 한다. 이런 현실에 각종 유튜브의 난립이 문제가 되곤 한다. 물론 단순한 취미 활동이나 정보제공 차원에서 제작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개중에는 구독자 수나 조회 수에 따라 지급되는 일정 금액의 수입을 노리는 유튜버들도 상당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영상제작의 왕도는 콘텐츠다. 하지만 비슷비슷한 포맷을 가지고 무성의하게 만든 영상들이 판을 친다. 사람이나 장소, 사용하는 도구만 조금 차이가 있을 뿐 전체적인 분위기나 이미지들은 그것이 그것이다. 내가 주로 보는 영상 또한 매일 밭에 씨를 뿌리고 작물을 키워 그 수확물로 음식을 만들어 가족들과 함께 먹는 장면 일색이다. 반복되는 일정한 매뉴얼이 더 이상의 호기심을 뺏어가고 식상함을 준다. 그럼에도 눈을 떼지 못하고 빠져들어 함께 밭을 일구고 완성된 음식에 입맛을 다시는 것은 소시민의 소박한 일상에 대한 응원일까 아니면 땅으로 돌아가고 싶은 인간 본성이나 본향으로 회귀하고 싶은 심리적 발현일까.

구독자 수는 100만 명을 넘는 영상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거기에는 천개가 넘는 댓글로 그들의 삶을 응원하고 부러움을 토로한다. 소박하고 평범한 개인의 일상과 연예인들의 ‘하더라’에 대한 선정적인 뒷이야기가 정신적 양식이 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여전히 공간과 시간이 허락하면 중독자처럼 들여다본다. 그러면서 영상 중간 중간 슬그머니 끼워 넣는 구독·좋아요·알람설정 3종 세트를 외면하지 못하고 인간미를 발휘한다.

정보의 홍수시대라는 관용구에 맞춤해 그들 또한 발품을 팔고 시간을 할애해 영상 제작을 하지만 콘텐츠 발굴에 늘 고심할 것이다. 시청자들은 늘 새로운 것을 원하고 더 특별한 것을 원하기에 그들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발품을 팔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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