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몽유 금강산도'는 모자이크 벽화로 콜라보 될 예정

박일선 화백
박일선 화백

Q. 단청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 홍익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았다. 급작스럽게 건강이 나빠져 은퇴를 한 후 문득 젊을 때 꿈이었던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결심을 하던 차, 우연히 단청을 배우게 돼 본격적인 그림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단청은 협의(狹意)로는 사찰에서 볼 수 있는 오방색 칠이나 특정 종교를 떠올리지만 광의(廣意)로는 서예와 회화의 한 분야로 포함시킬 수 있다. 디자인 적인 측면과 회화적인 측면으로도 분명히 존재하는 분야다. 단순히 사찰 특유의 상징성으로 인식하지만 목조건물이기 때문에 칠을 한다고 보면 된다. 궁궐이나 성균관 향교, 그 밖의 유교시설 등에서도 쉽게 단청을 볼 수 있지 않은가. 조선시대에는 불교를 배척하고 유교를 숭상했지만 오히려 단청이 더 발전한 현상이 일어난 것만 봐도 화화로 더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 장식보다는 비바람에 약하고 병충해에 쉽게 노출되는 목조건물의 단점을 보완하고 건물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방편이었던 것 같다.

Q, 지난 3월1일부터 못그린 미술관에서 초대전을 하고 있는데 현대적 감각의 단청에 관람객들의 반응도 특별할 것 같다.

- 단청이 제도권 안에 있는 학교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구체적인 예술적 측면에서 공부하고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전시회를 기획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단청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준 계기가 됐다. 그동안 완성한 작품은 많지만 이번 ‘못그린 미술관’ 전시는 장소가 비교적 협소해서 몇 점만 선보인 것이 아쉬운 점이다. 특히 메인 작품인 ‘몽유 금강산도’는 개인적으로 애정이 많다. 이 작품은 새로 지은 사찰에 콜라보 작품으로 모자이크 벽화 장식에 쓰일 것이다.

작품 '몽유 금강산도' (사진=이주옥 기자)
작품 '몽유 금강산도' (사진=이주옥 기자)

Q. 모든 예술이 그렇지만 또 다른 나의 세계다. 박 화백에게 그림이란 어떤 존재인가.

- 모든 시름이나 걱정을 잊고 덕분에 건강을 되찾았다. 심지어 배고픈 것도 잊어버리고 몰입한다. 어쩌면 일종의 최면이고 자기 치유방법일 것이다. 정신건강에 최고로 좋은 것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는 것이 아닐까싶다. 지난 2010년 발병한 후 12년이 지났지만 그림에 몰두한 덕분인지 술도 끊고 완전히 건강을 되찾았다.

Q. 단청은 특수하다. 일반 회화와 비교하며 장르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은 없는지.

- 일반 회화 작품을 완전히 등한시 한 것은 아니다. 나는 ‘단청산수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싶다. 단청산수화는 단청과 회화가 융합된 새로운 장르다. 일종의 크로스 오버나 퓨전에서 나온 발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한글을 회화화시킨 ‘한글단청추상화’를 나만의 독자적 화풍으로 개척할 계획이다.

Q. 앞으로 전시계획은.

- 올해 협회전과 그룹전 등 대여섯 개의 전시회를 치를 예정이다. 먼저 4월에 인사동 H갤러리를 시작으로 7월 라메르 갤러리, 9월에 예술의 전당, 그리고 무형문화재 전수관에서 열리는 전시회, 겸재 정선미술관 초대작가 전 등에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박일선 작가>

홍익대학교에서 디자인 전공.

제36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입선

대한민국불교미술대전 입선

단원미술제 대한민국 남농미술대전 서울미술대상 입상

KOTRA 한류미술공모전 동상

겸재진경미술대전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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