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기습처리에 국민의힘 ‘폭거’ ‘회의 부존재’ 라며 반기 들어

추경안 협상을 위해 회동한 박병석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추경안 협상을 위해 회동한 박병석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코리아데일리 이규희기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어제 오전 10시 의장 집무실에서 만나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금 지급을 골자로 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회동은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열렸으며 여야 간 추가경정 예산안 본회의 통과 문제에 대한 협상이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민주당은 지난 19일 새벽 단독으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14조 원 규모의 추경안을 처리했다. 이후 민주당은 어제 본회의를 열어 정부안에서 3조5천억 원을 증액한 17조5천 억 원 규모의 수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기습 처리한 것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 국민의힘은 "법적 절차가 완비돼야만 회의가 존재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민주당의 폭거는 정식 회의가 아니며 이는 법률적으로 회의 부존재(不存在)"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측은 소상공인·자영업자 보상이 시급한 상황임에도 국민의힘이 논의를 거부해 단독 처리가 불가피했다며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먼저 어제 오전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는 국민의힘 소속 예결위원 13명의 요구로 열렸으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간사인 맹성규 의원만 참석했다. 맹 의원은 이날 “추경안 처리 과정이 국회법의 정당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으며, 이미 예결위를 통과해 추가 논의가 불가하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회의 자체가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예결위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관련 법률 개정안과 패키지로 함께 다시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예기치 않은 양 당의 대립은 추경 예산안이 통과되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을 야기시키며 정작 추경에 대한 기대를 하는 당사자들은 미리 절망에 떨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양당 모두 본회는 이뤄져야 하고 반드시 결론은 내야 한다는 데에 대한 공감을 도출했다는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코로나 피해를 두텁고 폭넓게 지원하는 민생 추경안 처리를 위해 정부 여당에 재차 요청한다"고 밝히며 "우선 신속한 지원을 위해 정부 원안에 내용을 더 추가해 처리한다는 전제하에 추경을 처리해서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신속한 지원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특히 이번 추경안 처리가 대선 막판 표심에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기에 어느 당이든 예민하고 신중할 수밖에 없다. 여든 야든 '예결위 추경안 처리'는 틀림없이 여론을 자극하는 프레임 전쟁이라는 것을 익히 짐작하며 표심이 향방이 실제 어떻게 될지 예의 주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당 야당 모두 대선이라는 거대한 현실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당정이나 당익 등 자신들의 입장에서 감정의 날을 세우며 팽팽히 맞설 것이 아니라 무엇이 중요하고 급선무인지 판단하여 적극적 합의 도출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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