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서울, '어느 봄날,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

‘어느 봄날, 데레사프레이타스 사진전’ (사진=이주옥기자)

[코리아데일리 이주옥기자] 그곳은 이미 봄이 가득했다. 입춘이 지난 지 한참이지만 아직 겨울 끝머리가 달린 즈음, 입구에 가득한 파스텔 톤의 분홍색 포스터가 봄의 절정처럼 느껴졌다. 제목부터 ‘어느 봄날, 데레사프레이타스 사진전’이다. 그의 작품은 아련하고 화사해서 다분히 몽환적이게 보이지만 그것은 가장 분명하고 정직한 봄의 색임을 부인할 수 없다. 흰빛이 조금 가미된 분홍색은 오랜 펜데믹으로 찌든 사람들을 일순간 꽃밭으로 안내하는 느낌이었다.

이번 사진전은 총 여섯 개의 Section으로 나뉘는데 <Section1>은 ‘꽃 사이 사이’다. 부제처럼 먼저 꽃이 활짝 핀 들판 사진이 한 눈에 들어온다. 파스텔 톤의 분홍빛, 주황빛, 보랏빛 꽃밭은 보기에도 환상적이고 따뜻해서 자잘한 일상의 고민 쯤 쉽게 날려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전을 보기위해 티켓팅하는 사람들의 얼굴도 분홍빛으로 발그레하다. 바이러스의 종말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는 듯해서 덩달아 행복했다.

▲ 재현해 놓은 작가의 작업실 (사진=이주옥기자)

 스페인 포스트모던 공동 주택 '라 무라야 로하'에 설치된 분홍계단을 재현해 놓았다 (사진=이주옥 기자) 

Section2는 ‘봄의 꿈’이 부제다. 포루투칼 출신인 테레사가 초현실주의 작가인 르네에게 영감을 받아 탄생시킨 꿈에 관련한 시리즈 사진들이 대부분이다. Section3은 ‘홈 그리고 컬러’이다. 자신의 고향인 포루투칼 컬러를 앵글에 담았다. 그래서인지 이 공간에는 테레사의 작업실이 재현되어 있어 누구나 사진작가가 되어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Section4는 ‘도시의 봄’이다. 테레사가 여행하면서 본 여러 도시의 모습을 프레임에 담아 관람자는 덩달아 지구촌 여러 곳을 여행하는 기분이다. Section5는 스페인 한 도시인 칼페에 위치한 포스트모던 공동 주택 '라 무라야 로하'를 담았다. 주택이라기보다는 어느 황제의 성을 연상하리만큼 화려하고 아름답다. 재현해 놓은 분홍빛 계단으로 공주나 왕자가 내려와 손을 잡아줄 것만 같다. 마지막 Section6 ‘물가에서’는 모래사장마저 분홍색이다. 에메랄드 빛 바다를 안고 있는 분홍 모래사장은 그야말로 동화 속 어느 휴가지다.

여의도 더현대서울 6층 ALT1에서 진행되고 있는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은 오는 4월 24일까지 계속된다. 아련하고 화사한 파스텔 톤의 향연에서 가장 분명하고 정직한 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곳에서 봄날의 절정을 맛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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