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주윤성 사진기자

[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영화 ‘워낭소리’로 다큐멘터리의 새 바람을 일으킨 이충렬 감독이 13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왔다.

7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매미소리(감독 이충렬/제작 ㈜자유로픽쳐스/배급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기자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충렬 감독과 함께 배우 이양희, 주보비, 서연우, 송가인이 참석했다.

‘매미소리’는 삶과 죽음을 사이에 두고 20년 만에 비로소 서로를 마주하게 된 부녀의 깊은 갈등과 눈물 나는 화해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워낭소리’로 극장가에 기적을 일으켰던 이충렬 감독의 13년 만의 신작으로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은다.

이 감독은 “2009년 1월 15일 워낭소리 개봉 후 2022년이라 꽤 많이 지났다. 우여곡절이 있어서 바로 매미소리를 선보일 수 없었다. 올해서 겨우 하게 됐다. 감독이라 매미소리가 개봉하고 다음 영화 준비를 위해 계속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알고 계신다. 새 작품을 두고 ‘또 다큐멘터리 아닌가’‘라고 생각하신다. 매미가 달구지 수레를 끌 수도 없고 연기를 못 한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어 “개인적인 가족사, 상실에 대한 것을 표현하고 싶어서 극영화를 시도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극영화 데뷔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 사진=주윤성 사진기자

특히 ‘매미소리’는 아름다운 섬 진도를 배경으로 죽은 이의 혼을 달래는 진도의 고유 풍습인 ‘다시래기’의 소리를 담았다.

그는 “옛날에는 집에서 초상을 많이 치렀는데 진도에서는 전혀 예상 못했던 풍경이 펼쳐졌다. ‘개그콘서트’처럼 마당에서 상주와 주민이 춤추고 놀아서 충격을 받았다”며 “‘워낭소리’ 이후 가족 간의 상처에 대한 영화를 해야겠다고 시나리오 구성을 하다가 소재를 적절히 이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재를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메인 포스터에도 나오는 꽃이 흐드러지게 핀 배롱나무 등 진도의 아름다운 풍광이 더해져 힐링을 선사한다. 이 감독은 “저예산 영화에 이런 세트장을 짓는 것이 민폐다. 견적이 안 나오는데 제작자 대표님한테 반강제식으로 요구를 했다. 바닷가에 딸린 다락방을 갖춘 추레한 기와집에 아름드리 배롱나무에 꽃이 만발한 세트를 지어야 한다고 막무가내로 요구했다. 웬만한 사람은 NO라고 했을 거다. OK 해주고 지원해준 제작사에 감사하다. 이것 빠지면 맹탕이다. 아쉬운 것은 20년이 지나도 똑같은 집이다. CG로 만지고 싶었는데 저예산의 한계다. 리얼리티를 지향하는 저로서는 아쉽지만 이 정도면 좋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배경이 전라남도 진도인 만큼 구수한 사투리가 또 하나의 재미 포인트다. 이 감독은 “배우들이 전라도분들이 아닌 팔도의 사람들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사투리였다. 충청도, 경상도 분들이 전라도 사투리를 구성지게 해줘야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 같다”며 “문화재인 다시래기를 할 수 있어야 했다. 어쭙잖게 해서는 문화재를 욕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오리지널 보다 더 재미있게 해줘야 했다. 노래와 춤에 많은 주문을 해서 배우들이 힘들었다. 짧은 시간에 진도 사람이 봐도 재미있는 다시래기가 된 것 같다. 배우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 감독은 ‘매미소리’가 어떤 의미냐는 물음에 “관객들에게 어떻게 기억되는지가 맞는 것 같다. 요리로 비유하자면 맛이 없어도 배고파서 먹는 것, 건강에 좋다고 찾는 것, 맛을 즐기기 위해 식도락으로 찾는 것도 있다. 그중에 저희 영화가 어디에 속할지, 아니면 아예 맛이 없어서 내버려 두는 영화일지는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결정해주시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저예산이고 10년 넘게 공을 들였는데 많이 부족하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해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편일률적인 영화가 많다. 문외 영화라고 작정하고 만들었다. 이런 장르도 간혹 보셔야지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많이 사랑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영화를 만든 이유는 개인적인 이유다. 가족 간, 부모와 자식 간에 상처를 가진 경우가 있다. 이것을 진도 다시래기와 결합했다. 대부분의 아버지와 딸 사이에 아주 작은 상처, 큰 상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화해하지 못하고 돌아가시고 아쉬워하고 후회하시는 것을 봤다. 그런 아픔을 가진 자녀, 부모가 화해할 수 있고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한편 깊은 여운을 남기는 영화 ‘매미소리’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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