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주윤성 사진기자

[코리아데일리(KD) 정다미 기자] 진한 가족애가 더해진 색다른 좀비 영화가 탄생했다.

20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효자(감독 이훈국/제작 영화사 틈/공동제작 ㈜모그픽쳐스, ㈜삼형제엔터테인먼트, ㈜가치플레이어스, ㈜쏠엔터테인먼트/배급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훈국 감독, 김뢰하, 연운경, 이철민, 전운종, 안민영이 참석했다.

이 감독은 “굉장히 떨린다. 개봉을 앞둬서 떨리는지 앞에서 사진을 찍어주셔서 떨리는지 떨린다. 앞이 캄캄하다. 2015년도에 처음 쓰고 2022년에 영화가 완성됐다. 코로나 상황에서 한국 영화가 많이 침체돼 있다. 많은 사랑 주시면 좋겠다. 관객들의 반응도 궁금하다”고 영화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김뢰하는 “가편집된 영화는 오래 전에 봤다. 오늘 완성된 영화를 보니까 다른 감흥이 있다. 제가 한 두 살을 더 먹어서 인 것 같다. 이런 영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연운경은 “가편집 때는 시나리오 보다 영화를 못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까 시나리오 못지않게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관객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효자’는 장례를 치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좀비’로 돌아온 어머니에게 아들 5형제가 생전에 하지 못한 효도를 하기로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상상 초월 동방예의좀비극이다. 김뢰하, 연윤경, 이철민, 정경호, 박효준, 전운종, 안민영 등이 열연을 펼쳤다.

죽은 줄 알았던 엄마가 좀비가 돼 돌아오는 신선한 소재와 가족 간의 갈등을 해소해나가는 훈훈한 감동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이에 이 감독은 “일상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 사물, 좋은 대화로 얻기도 하고 꿈에서 영감을 많이 얻고는 한다. ‘효자’는 악몽이 도움이 됐다. 악몽을 꿨을 때 꿈을 현실처럼 꾸는 편이다. 이장을 하는데 하이앵글로 시신을 옮기는 장면이 나왔다. 시신을 들것에 들고 남자 2명이 가는데 할머니 시신이 벌떡 일어나 고름을 철철 흘리더라. 너무 놀라서 깼고 무서워서 다시 잠들기가 힘들었다. 불현 듯 꿈에 나온 인물들이 궁금해져서 어떤 인물들에게 무슨 사연이 있을까 고민했다. 가족이 자연스럽게 대입됐다. 밤새 시놉시스를 쓰고 그것이 영화로 만들어지게 됐다”고 기획 과정을 공개했다.

이어 “저도 불효자다. 평소에 ‘효도를 해야 하는데’하고 미루게 된다. 효가 무엇일까 고민도 많이 되고 ‘엄마가 다시 돌아온다면’을 생각했다. 당연히 기쁘고 반가운데 좀비로 돌아오면 어떨지 궁금했다. 풀어나가는 과정도 힘들긴 했지만 이해가 되는 자식들의 모습과 엄마를 오해하는 것을 그렸다. 잘 어울리고 관객들이 좋아할 것 같은 확신이 들었다”고 밝혀 기대감을 더했다.

‘효자’는 동방예의좀비극을 표방하는 만큼 다른 좀비물과는 차별화된 내용을 보여준다. 이 감독은 “홍보사에서 만들어준 문구다. 너무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 좀비물은 재난 영화가 많이 떠오른다. 좀비가 괴물로 비춰진다. 좀비들도 어떻게 보면 우리 가족일 수 있고, 친구, 동료일 수 있다. 너무 괴물로만 생각해서 죽이는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좀비에 코미디, 공포, 판타지도 넣어 휴먼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 복합적인 장르와 다각적인 관점으로 좀비를 대한 것이 차이점이다”고 강조했다.

‘살인의 추억’, ‘괴물’,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 등에서 명품 신스틸러 활약을 펼친 김뢰하는 돌아온 엄마가 반가우면서도 어딘지 달갑지만은 않은 첫째 ‘길남’ 역을 맡았다.

이어 “흔히 좀비가 출연하는 영화들을 보면 물어뜯고 피 튀기고 죽이고 한다. 제가 본 시나리오는 그런 것이 하나도 안 나오더라. 무엇보다 가족 영화다. 그 안에서 자식들이 효도를 하고 싶지만 먼저 간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며 “감독님한테 영화 작업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술자리마다 채근했다. 어느 날 영화 하자고 연락이 왔다. 좋은 영화 같다”고 함께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연극 ‘친정엄마’,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에서 활약하며 오랜 관록을 자랑하는 연운경은 죽었다가 돌아온 엄마로 분해 깊은 모성을 보여준다. 그는 “시나리오를 슬프게 읽었다. 엄마가 왜 살아와서 아들들을 고통스럽고 고민하게 할까 슬펐다”고 말했다.

연윤경은 “무서운 영화를 안 본다. 시나리오를 보고 신선하고 재미있는데 해야 할지 고민했다. 좀비가 나오는데 작품이 슬퍼서 하게 됐다. 분장을 한 제 얼굴이 무서워서 화장실 갈 때마다 놀랐다. 제 얼굴을 보고 우울한 것이 처음이었다. 분장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다. 하루 종일 칠해주시고 눈동자도 하얗게 만들어줘서 저절로 역할이 살아난 것 같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철민은 “현장에서 유쾌하셔서 귀여우셨다. 연극과 들어가서 처음 공연을 본 것이 선생님 작품이다. 대단하신 분이라 생각했는데 세월이 흘러서 아들로 출연하게 돼 영광이다”고 밝혔다.

이에 연윤경은 “엄마는 무표정하게 말없이 조용히 있고 아들들이 연기로 커버한다. 아들들이 연기를 잘 해줘서 새로운 감동이 있었다. 아들들이 열연을 잘 해줘서 무표정하게 가만히 있는 엄마가 돋보인다. 좀비 엄마가 잘 표현된 것 같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 사진=주윤성 사진기자

악역 전문 배우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던 이철민은 둘째 아들 ‘길중’으로 분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이 영화가 적은 예산으로 짧은 시간에 만들었다. 오늘 처음 봤는데 선배님들, 감독님, 마을 주민으로 나온 많은 배우들께 감사드린다. 제가 제 영화를 보며 운적은 처음이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다행이다. 구정 전에 보시고 부모님을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배우들은 자기 연기를 보게 되는데 오늘은 제 연기가 안 보이고 부모님 생각이 났다. 자꾸 눈물이 났다. 불효자라 죄송스러운 생각도 든다. 촬영 일정이 잡혀있어서 핑계대고 안 내려갈까 했는데 내려가서 부모님 뵙고 싶다”고 소감을 말하며 울컥한 감정에 눈물을 보였다.

이어 연기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을 묻자 “좀비물이 많이 제작되고 있는데 처음으로 좀비물에 출연하게 됐다. 보통 무섭고 다크한 연기를 하게 되는데 ‘효자’는 밝게 그려져 다른 좀비물과 다르게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악역 이미지를 어떻게 깰지도 고민했다”며 “만약 진짜 우리 엄마가 좀비가 돼 돌아오신다면 아들로서 어떻게 할지, 내가 죽여야한 살 수 있다면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저는 같이 좀비가 됐으면 됐지 어머니를 돌아가시게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되며 자연스럽게 악역의 이미지 보다 철없는 둘째 아들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막내아들 ‘길호’ 역은 충무로의 블루칩 전운종이 맡았다. 그는 “영화를 2018년에 찍었다. 벌써 40살이 돼 감회가 새롭다. 영광스러운 자리다”고 영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전운종은 “올 1월 신년을 맞아 부모님과 가족에 대해 고민이 크게 왔다. 그전에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고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열중하는 것이 효라고 생각해서 달려왔다. 저도 잘하는 아들이 아니라 고민들이 쌓였고 올 초부터 자꾸 가슴을 치더라. 이번 작품이 그런 면에서 더 의미 있다. 새롭게 봤고 보면서 눈물이 났다. 관객들 모두가 부모님과 효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어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묻자 선배 배우 연윤경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전운종은 “분장하고 긴 시간 촬영에 임하시면서 싫고 불편한 내색이 없게 저희를 편안하게 해주셔서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다비식 촬영 때 묶여서 대기하고 계시는데 자꾸 눈물이 나오셔서 그 장면이 유독 크게 기억에 남는다. 울면 안 되는 장면인데 아들들만 보면 눈물이 나왔다. 촬영에 들어가면 눈물이 안 나고 대기할 때 그랬다”고 회상했다.

또 “현장에서 감독님 어머니가 식사를 해주셨는데 너무 맛있었다. 자꾸 그곳에 모여 얘기해서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에 이 감독은 “주민 센터에서 묶으시면서 끝날 때까지 식사를 책임지셨다. 예산도 부족하고 짧은 회차라 힘들었는데 배우, 스태프들이 열심히 해주셔서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제가 바로 이 영화의 모델인 불효자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연윤경은 “새벽부터 밤참까지 적게는 20인분 많게는 50인분까지 웃으시면서 밥을 챙겨주셔서 감동이다. 사람들마다 한 그릇 다 먹고 맛있다고 또 먹고 또 먹고 했다. 한 달이 넘는 동안 정성스럽게 음식을 해준 공덕으로 영화가 잘 돼야 한다고 간절히 기도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기자간담회 현장에 참석한 이훈국 감독의 어머니는 “힘 안 들고 너무 좋았다”고 짧게 인사했다.

안민영은 첫째 아들 ‘길남’의 아내 ‘영숙’으로 분해 부부 호흡을 맞췄다. 안민영은 “마을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데 대학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배우가 많다. 단역 한명 한명이 다 배우다. 스크린에서 보니까 기억이 새롭다”며 “한 번 봤는데 또 눈물 나서 주책인가 했는데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배우로서는 모든 장면이 다 아쉽다. PD역할한 분이 남편, 동료 역할한 분이 딸이다. 온 가족을 대표해 나왔다. 온 가족이 출동해서 잘 돼야 한다”고 감회를 밝혔다.

이어 “만들 때부터 배우, 스태프 구별 없이 가족처럼 함께 지냈다. 힘을 보태고 나누면서 찍었다. 감독님의 어머니와 ‘길남’ 집을 제공해준 어머니가 음식을 해주셨다. 그분이 굿할 때 고수 역할로 잠깐 출연도 하시게 됐다. 제가 연윤경 선배님을 추천해서 영화의 퀄리티가 높아졌다. 많은 동료들의 표정이 다 좋았다”고 촬영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감독은 “한국에 좋은 영화가 많다. ‘효자’는 ‘엄마’라는 단어를 들으면 바로 생각날 수 있는 한국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김뢰하는 “할리우드 영화가 많이 들어온다. 마블 시리즈, 국내 대작도 많다. 그런 작품과 비교하지 말고 작은 영화지만 기쁜 마음으로 봐주시면 가슴 한곳에 남는 것이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연윤경은 “부모와 자식이 서로 잘 하려고 하는데 서툴게 오해하며 살고 있다. 다시 온 엄마에게 효를 어떻게 할지 고민과 갈등을 아들 배우들이 잘해줘서 공감하고 감동할 것이라 생각한다. 부모님과 설에 같이 보고 엄마와 자식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고 점검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이철민은 “임인년 구정을 맞이해서 가족, 부모님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전운종은 “이 영화를 보시고 어머니, 아버지에게 전화를 한 번이라도 건다면 의미 있는 영화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 자리가 꼭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안민영은 “온 가족이 모여서 얘기 나누면서 볼 수 있다. 수많은 배우 중에 여러분의 원픽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모님 모시고 아이들 손잡고 볼 수 있는 영화니까 많이 관람해주시길 바란다”고 관람을 독려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