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선수들 중국법 위반에 처벌 가능성 시사

▲ 중국 베이징올림픽 경기장

중국 정부와 베이징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올림픽정신에 어긋나거나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경우 외국 선수라도 강력한 처벌을 하겠다며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에 의하면 중국은 지난 19일(한국시간) 조직위원회 관계자가 외국 선수들이 중국법을 위반하는 발언을 할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슈 조직위원회 국제관계 부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는 모든 표현은 보호하겠지만 정신에 어긋나는 행동이나 말, 특히 중국 법에 저촉되는 행동은 특별 처벌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올림픽 헌장의 정신과 요구사항을 따라야 한다. 스포츠 정치화는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며 "IOC의 정치적 시위 금지를 위반한 선수에 대한 처벌은 '전담 부서'가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얼핏 보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규정하고 있는 정치적 중립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서 정치적인 발언을 하거나 시위를 할 경우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IOC 헌장 규칙 50조에 의하면 '올림픽 경기장에서 시위 또는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발언을 금지한다'고 되어 있지만 중국 정부와 조직위원회가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중국이 외국 선수들의 행동이나 발언을 어떻게 해석하고 집행하느냐에 따라 임의적으로 법 적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신장위구르자치지구 인권 탄압 문제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비판과 정치적 보이콧이 이어지고 있어 더더욱 엄중하다. 중국에서는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정치적 시위를 벌이거나 심지어 소셜미디어에 댓글을 달아도 징역형을 내리는 경우가 많기에 외국 선수들이라도 예외가 아님을 미리 경고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각국에서는 선수들에게 말과 행동을 조심하라고 당부하는가 하면 자신의 휴대폰을 가져가지 말고 1회용 임시 휴대폰을 지참하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선수들이 베이징에 있는 동안 중국 인권문제에 대해 비판 발언을 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나섰다. 또 캐나다 사이버 보안 연구 단체인 시티즌 랩은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다운로드해야 하는 스마트폰 앱에 사용자 개인 데이터 보안을 취약하게 만드는 결함이 있기 때문에 개인 휴대폰을 절대 가져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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