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혼부부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내놓은 신혼부부 희망타운이  당사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젊은 신혼부부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시세의 70~80% 수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되고, 투기과열지구라도 분양가의 최대 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자녀와 함께 살기에는 비좁은 평수와 집값이 오르면 정부가 시세차익의 절반을 환수하는 수익공유형 모기지 의무가입 등  "현실을 전혀 모르는 탁상행정"으로 급등한 집값에 좌절하고 현실성 없는 신혼부부 희망타운의 '내집마련의 꿈' 마져 사라졌다.

신혼희망타운은 주거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전용 60㎡ 이하 중소형 평형으로만 공급된다. 다른 공공분양과 비교하면 주택 면적이 좁은 편이다. 3차 청약에서 시흥 하중지구가 전용 55㎡형을 제외하고, 모두 미달된 이유다.

올해 결혼한 한 부부는 "신혼희망타운은 부부 둘이 살기에도 비좁은 평수라 자녀를 출산하면 이사를 다시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또 수익공유형 모기지 의무가입 등 정부가 시세차익의 절반을 환수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분양가가 3억700만원을 초과하면 연 1.3% 고정금리로 집값의 70%까지 대출을 해주는 대신,  주택을 매도하고 대출금을 상환할 때 주택도시기금이 시세차익의 최대 50%를 환수해가는 상품이다. 또 신혼희망타운은 공급지역과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에 따라 전매제한은 최대 10년이다. 때문에 "10평대 좁은 집에서 아이들과 10년 넘게 산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차라리 경쟁률이 높더라도 
 공공분양 특공이나 일반분양이 더 낫다"는 것.

 한편 서울에 거주하는 신혼부부들은 아예 신청 기회가 사실상 없고, 실제 입주까지 최소 4~5년 이상 걸린다는 점도 청약을 꺼리는 이유다. 전문가들도 신혼희망타운의 좁은 평수와 수익 공유 등이 수요자들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 올해 3차까지 이뤄진 사전청약 결과 신혼희망타운의 경쟁률은 공공분양 경쟁률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신혼희망타운 7개 주택형 중 시흥하중 전용 55㎡(1.1대1) 주택형을 제외한 6개 주택형이 당해지역에서 모집가구를 다 채우지 못했다. 사실상 '강남 생활권'을 누릴 수 있는 과천 주암지구 마저도 
총 1421가구 모집에 730명만 사전청약을 신청했을 뿐이다.

최근 들어서는 청약 시장에서도 중소형 보다는 중대형 평형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 지다보니 보다 넓은 집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1~11월까지)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면적별 1순위 청약 경쟁률은 전용 85㎡ 초과 대형이 60.45대 1로 가장 높았다.

대부분은 대출을 많이 받아 고생을 하더라도 수익을  갖고 싶어 하지, 이익을 공유하는 데 거부감이 큰 것이 현실이다. 신혼부부에게 혜택을 몰아줄 것이 아니라 주거취약계층을 설정해서 영구임대주택을 공급하고 나머지는 민간 시장에 맡기는 것이 나을 수 있기때문이다.

비용을 적게 들이고 차익을 일정 부분 공유할지, 자금을 더 부담하더라도 수익을 공유하지 않을 것인지 수요자가 선택하게 하자는 대안도 생각해 볼만하다.

또한 현재와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연 1.3% 고정금리가 매력적이긴 하다. 수익공유 모기지에 의무적으로 가입시킬 게 아니라 대출 옵션을 수요자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정책 전환을 서둘러야만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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