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KD) 정다미 기자] 배우 전종서, 손석구가 유쾌한 케미와 공감가는 대사로 연애 세포를 자극한다.
17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제공·배급 CJ ENM/제작 CJ ENM, 트웰브져니㈜)’ 언론·배급 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정가영 감독과 배우 전종서, 손석구가 참석했다.
‘연애 빠진 로맨스’는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자영(전종서 분)’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우리(손석구 분)’가 이름, 이유, 마음 다 감추고 시작한 아주 특별한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독립영화 ‘혀의 미래’, ‘처음’, ‘내가 어때섷ㅎㅎ’, ‘간밤에 꾼 꿈’, ‘비치온더비치’, ‘조인성을 좋아하세요.’, ‘너와 극장에서’, ‘밤치기’, ‘하트’, ‘25년 사귄 커플’ 등으로 솔직한 이야기를 그렸던 정가영 감독이 처음으로 상업영화 메가폰을 잡았다.
정 감독은 “재미있는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고 싶었다. 저도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너무 좋아하는데 기존에 있던 영화보다 조금 더 여성이 주인공이고 연애, 삶, 성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거침없이 풀어내는 로맨틱 코미디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기획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기존 작업들은 더 제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였다. 상업 영화는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야 하는 일이라 제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에 PD님과 작가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조합했다”며 “코로나 시국이 2년 이상 길어지면서 남녀가 만났던 루트가 제한된 부분도 있고, 더 다양하게 만나기도 한다. 데이팅 어플로 만나는 설정도 흥미롭게 느끼실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또 기존 제목이 ‘우리 자영’이지 않았냐고 묻자 정 감독은 “‘우리 자영’이라는 제목도 유니크하고 매력적인 제목이지만 다시 물어보게 되는 이름 같았다. 되묻지 않고 한 번에 와 닿고 친숙한 제목을 고민했다. 회사에서 여러 후보로 투표를 했고, ‘연애 빠진 로맨스’가 1등이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버닝’, ‘콜’ 등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보여줬던 전종서는 자신의 감정과 욕망에 솔직한 ‘자영’ 역을 맡아 로맨스 장르에 첫 도전한다. 자영은 전 남친과의 이별 후 연애 은퇴를 선언했지만 외로움에 못 이겨 데이팅 어플을 사용하게 된 인물이다.
정 감독은 “강렬하면서도 빨려 들어가는 느낌인데 거부감이 없는 마력의 배우라고 생각했다. 영화 캐릭터도 이 사람이 하게 되면 기대 이상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다. 시나리오를 긍정적으로 얘기해줘서 기대가 많이 됐다. 시나리오 쓸 때 만든 캐릭터 이상으로 연기를 훌륭하게 해주셨다”고 캐스팅 비화를 공개하면 전종서의 연기를 극찬했다.
그는 “자영은 ‘연기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자영과 우리가 놓인 상황에 더 집중했다.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청춘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더 가깝게 알게 됐다. 회차가 거듭되면서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게 됐다”고 연기할 때 신경 쓴 부분을 밝혔다.
드라마 ‘D.P.’, ‘지리산’에 이어 대세 행보를 이어가는 손석구는 일이 자신의 뜻대로 풀리지 않는 ‘우리’를 통해 관객들의 공감을 저격한다. 연애에 뒷통수 맞고 19금 칼럼을 강제로 떠맡게 된 그가 데이팅 어플을 깔게 되며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손석구는 “촬영 있는 날 현장에서 가서 액션을 하면 제 모습 그대로 했다. 준비할 것이 없이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종서와 케미는 보자마자 잘 어울리고 진짜 같겠다고 생각해서 자연스럽게 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또 정 감독은 “날렵하면서도 섹시하면서도 개구쟁이 같은 매력으로 알고 있었다. 박우리의 허당스럽고 안쓰럽고 사랑스러운 것을 본인처럼 잘 표현해주셔서 너무 만족스럽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1994년생인 전종서가 극 중 비슷한 나이인 스물아홉 살 자영을 연기한 것과 달리, 1983년생인 손석구는 서른셋 우리 역을 제안받고 고민을 했다고. 그는 “대본은 너무 좋은데 처음에는 하기 쫌 그랬다. 종서와 10살 차이가 나는 것도 부담됐다”며 “서른 살 때를 기억해보려고 했는데 박우리와 비슷하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불혹의 정신력이 탑재되지 않은 것 같아서 그때의 나나 지금의 내가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처음 연기할 때 30살처럼 보이려고 연기했는데 반응이 안 좋았다. 그렇게 해서 재촬영을 했다. 나이는 많이 생각하지 않고 그냥 나처럼 하자고 했다”고 설명을 더했다.
두 사람은 사귀는 듯 아닌 듯한 애매한 관계를 완벽하게 그리며 케미를 자랑했다. 손석구는 “이미 맞는데 뭐를 할 것도 없다. 몇 주 전에 보고 오늘 또 영화를 봤다. 젊은 남녀가 데이트하는 내용도 재미있지만, 보시는 분들도 내 데이트를 보는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종서는 “기존 작품에 비해 상대 배우와 소통을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이번 영화였다. 촬영이 없는 날에 따로 만나서 영화에 대한 얘기도 많이 했다. 자연스럽게 자리를 많이 가졌다. 실제로 촬영하면서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연애 빠진 로맨스’는 아슬아슬하게 수위를 넘나드는 대사와 재치 있는 드립들이 더해져 관객들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가장 재미있다는 남의 연애를 지켜보고 있는 듯한 사실적인 내용들이 MZ세대의 공감을 끌어낸다.
정 감독은 “저도 대사가 재미있는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었다. 관객들이 그런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서 노력했다. 기획 단계부터 오래 준비하면서 개드립이 생각날 때마다 모아둔 것을 시나리오에 썼다”고 밝혔다. 이어 “시나리오를 쓸 때는 (수위를) 신경을 안 쓰고 썼다. 신체 노출로 포커싱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사람들이 연애하고 썸 타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집중되기를 바랐다”고 강조했다.
또 ‘연애 빠진 로맨스’에는 공민정, 김슬기, 배유람, 김재화, 임성재, 정하진, 공준 등 신을 스틸하는 명품 배우들이 출연해 완성도를 높인다. 이들은 실제 주변에 있을 법한 캐릭터를 통해 적재적소에서 활약하며 극을 풍성하게 채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이 있었는지 묻자 전종서는 “비 오는 날 선술집에서 밤새 술 취해서 얘기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실제로 그 날부터 전반적인 촬영 분위기나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전체적인 합이 맞아 달리기를 시작한 기점이 됐다”고 공개했다. 손석구는 “저도 그곳이 좋았다. 장소도 좋았고 그날 리허설을 많이 했다. 촬영 초반이었는데 그 이후로 저도 똑같이 진짜처럼 연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저녁 6시에 모여 10시 정도부터 들어갔다. 4시간가량 얘기를 했다”고 비하인드를 공개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를 더했다.
한편 친구들과 연애의 단맛, 쓴맛, 매운맛에 대해 수다를 떠는 것 같은 재미를 담은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는 오는 24일 개봉해 관객들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