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엔티파마 비상장 주식 100배 이상 수익률 추산

▲ 용인시의회. 사진=이상호 기자

최근 용인시 공무원들이 ‘반려견 치매 치료제’ 개발로 유명한 신약 개발사인 ㈜지엔티파마 비상장 주식을 무더기로 매입해 십수배의 부당이득을 얻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한 언론 매체를 통해 용인시의회 몇몇 의원이 같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붉어지고 있다.

지난 5일 한겨레와 25일 내외뉴스통신 매체에 따르면 용인시 공무원들이 지엔티파마 비상장 주식을 무더기로 매입해 많게는 십수배의 부당이득을 얻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행정안전부에서 내부 정보를 활용해 집단 투자를 한 것은 아닌지 감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에 본지 기자는 25일 용인시의회 의원들도 지엔티파마 비상장주식을 매입했다는 소문이 언론 매체의 보도에 따라 사실로 드러나면서 취재에 들어갔다.

경기도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올해 3월 25일 공개한 2021년 공직자 정기재산변동사항을 보면 용인시의회 의원 29명 가운데 이건한, 이창식 두 의원이 지엔티파마 비상장주식을 매입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직자재산등록은 공직자윤리법 제6조에 따라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재산변동사항을 다음해 2월 말일까지 신고하고 있다.

이 자료는 2020년 12월 31일 기준으로 공직자 본인과 배우자, 부모 등 직계 존·비속의 재산이다. 이 자료를 보면 우선 이건한 의원의 주식사항은 다른 주식은 없이 지엔티파마 비상장주식을 본인 550주, 배우자 1000주, 장남 1000주, 장녀 1000주, 차녀 1000주 총 4550주를 온 가족 본인 명의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창식 의원의 경우 지엔티파마 비상장주식을 본인 3800주, 장남 6500주, 차남 6500주 총 16800주를 이건한 의원과 마찬가지로 가족들 본인 명의로 구입했다.

▲ 올해 3월 공직자 재산공개 내역 중 용인시의회 이건한(상단), 이창식(하단) 의원이 신고한 비상장주식 보유 현황. 자료=경기도보

지엔티파마 주식은 2019년 초 주당 5천원으로 올해 7월 제품을 출시하면서 주가가 7만5천원까지 치솟았다가 현재 5만원대로 떨어졌다.

2021년 공직자재산등록공개 자료를 보면 이건한 의원은 가족들 포함 총 4550주, 이창식 의원은 가족들 포함 1만6800주를 신고했다. 재산등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역산해 보면 주당 매입가격은 주당 500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지엔티파마 주가가 5만원대 초중반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매입가격 대비 100배 이상 오른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주식전문가들에 따르면 비상장 주식은 공개된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유동성, 가격 등이 다소 불분명해 정확한 정보 없이는 가족단위로 거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한 주식전문가는 “비상장주식은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되지 않은 주식을 말하는데 공개된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장외주식은 유동성, 가격 등이 다소 불분명한 게 사실”이라며 “그러기 때문에 비상장주식을 가족 단위 무더기로 매입 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일이고, 호재거리의 내부 정보를 미리 입수한다 해도 비상장주식을 무더기로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본지 기자는 비상장 주식 보유 사실 확인을 위해 두 의원과 통화를 했다. 두 의원 모두 비상장주식을 매입한 것은 인정했다. 그러나 25일 내외뉴스통신 매체 보도가 나간 이후 이창식 의원은 말이 달라졌다. 이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두 의원 모두 핸드폰 앱 거래사이트를 통해 지엔티파마 비상장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혔고 또 이창식 의원은 본인만 조금 가지고 있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는 지인들 소개로 주식을 매입했고, 오래 전에 본인이 매입해서 자식들에게 증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한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핸드폰 앱 거래사이트를 통해 매입했고 언론에 보도된 그대로다”고 말을 아꼈다.

이창식 의원은 “지인들에게 소개를 받아 주식을 매입했고 매입 가격은 개인적인 재산이라 공개할 수 없다”면서 “매입한 시기는 오래 됐고 제가 매입해 세무신고하고 자식들에게 증여를 해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건한, 이창식 의원이 지엔티파마 비상장 주식을 언제부터 보유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2020년 3월 26일 공직자 재산을 등록한 자료도 검토해 보았다. 이 자료는 두 의원의 2019년 재산을 신고한 자료다. 당시에는 두 의원 모두 지엔티파마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엔티파마는 2018년 12월28일 용인시에 기흥호수 주변 8만여㎡ 규모 부지에 뇌졸중·치매 등 뇌 관련 의료복합산업단지를 짓겠다며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입지조건 등이 맞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건한 의원은 2018년7월 부터 2020년 6월 말까지 용인시의회 전반기 의장을 역임하며 활동했다.

이와 관련해 시의회 한 의원은 “지엔티파마 주식에 대한 소문은 지난해부터 공무원들과 주변에서 많이 들었지만 의원들 중에 이 주식을 샀다는 소문이나 얘기는 전혀 듣지 못했다”며 “같은 동료 의원으로써 당황스럽고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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