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측 경선무효표 처리 불복의사에 분명한 정면돌파 의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송영길 대표와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이주옥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1일 송영길 대표와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하는 것으로 여당 후보로서의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 경선 무효표 처리에 불복 의사를 드러내고 있지만, 이에 당대표와 후보가 함께 첫 일정을 소화함으로써 정면돌파 의사를 분명히 드러낸 셈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대전현충원을 참배한 후 기자들과 만나 "국가의 제1 의무는 국가 공동체를 지키는 안보이며, 이곳 현충원은 국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 희생한 분들의 영혼이 잠들어져있는 곳"이라며 "국가 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가장 먼저 인사드리는 게 도리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역대 민주당 대선후보 중 첫 공식 일정으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안장된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이 아닌 대전 현충원을 찾은 것은 이 지사가 처음이다. 서울 현충원에 안장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참배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을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를 의식한 듯 이 후보는 "현충원이 곳곳에 위치해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곳은 대한민국의 정말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는 형평성과 공정성의 측면에서 이 충청 지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방문했다)"이라며 "서울 현충원도 중요한데 대전 현충원으로 선택한 면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가야될 가장 중요한 길은 공정 사회"라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공정해야 겠지만 지역과 지역간에도 불공정, 불균형이 없는 균형잡힌 나라가 이 나라의 미래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의 무효표 이의제기와 관련해선 "상식과 원칙, 그리고 당헌당규에 따라 당에서 잘 처리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밝혔다. 원팀 구축과 관련해선 "국민과 당원이 길을 제시해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참배 후 방명록에 "선열의 고귀한 희생에 성장하는 공정사회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참배에는 이재명 캠프 변재일·우원식 공동 선대위원장과 박홍근 후보 비서실장, 김남국 수행실장, 박찬대 수석대변인 등 측근들과, 송영길 대표, 윤관석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가 함께 했다.

송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선거란 게 사실 결과를 수용하기가 상당히 마음 아프고 저도 두 번이나 떨어지고 세 번째에 당대표가 됐기 때문에 아픔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어제 우리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이재명 후보를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로 선포했고 추천장을 공식적으로 수여했다"고 했다.

이 전 대표 측의 반발에도 경선 결과의 번복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이어 "대한민국은 헌법에 따라 운영되는 것처럼 대한민국 진보정당인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운영된다"며 "이 당헌·당규는 제가 당 대표 때 만든 것도 아니고 이해찬 전 대표 시절 만들어져서 지난 8월에 이낙연 전 대표를 당대표로 선출했던 전당대회 때 통과된 특별 당규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경선에서의 무효표 처리 규정 등을 담은 특별당규가 이 전 대표가 선출된 전당대회에서 추인됐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송 대표는 "저희 민주당은 분열됐을 떄 군사 쿠데타가 발생했다"며 "30년에 걸쳐 드디어 영호남을 통합시키고 전국적인 민주당을 만드는 과정을 존경하는 이 전 대표께서는 기자 시절부터,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저와 같이 16대 국회를 하면서 다 겪어보신 분"이라고 해 이 전 대표에게 간접적으로 경선 결과 승복을 촉구하기도 했다.

송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오후 4시 국회에서 이재명 후보와 간담회를 갖기로 하는 등 여당 공식후보로서 이 후보의 입지를 다지는 데 전폭 협조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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