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후 우측 종아리 근육 염좌 진단

▲ 종아리 부상으로 레반논 전에 결장한 손흥민 선수

한국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부상으로 쓰러져 결장한 가운데 벤투호가 레바논 '침대 축구'를 겨우 뚫고 최종예선 돌입 후 150분 만에 골 침묵을 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레바논과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 홈 경기에서 후반 15분에 터진 권창훈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지난 2일 이라크와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던 한국은 레바논을 잡고 1승1무(승점 4)를 기록, 일단 조 선두로 올라섰다.

첫 승이 절실했던 레바논과 최종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한국은 경기 전 악재를 맞았다. 벤투호 최고의 무기인 손흥민이 갑작스럽게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는 경기 전 "손흥민이 어제 훈련 후 우측 종아리에 불편감을 느껴 실시한 검사 결과 우측 종아리 근육 염좌로 선수 보호차원에서 레바논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지난달 토트넘의 소속팀 일정으로 벤투호 소집일보다 하루 늦은 31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빡빡한 일정 속에 지난 1일 하루 동료들과 발을 맞춘 뒤 2일 이라크전을 풀타임 소화했다.

손흥민은 이라크의 집중 견제에 고전했다. 그가 공을 잡으면 2~3명이 둘러싼 뒤 거친 태클을 시도했다. 상대 압박에 손흥민은 골 사냥에 실패했다.

벤투 감독은 이번 최종예선 1~2차전을 앞두고 손흥민 등 유럽파 컨디션에 문제가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손흥민이 이라크전을 마친 뒤 레바논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종아리 부상으로 쓰러졌다.

손흥민은 대표팀 합류 전인 지난달 22일 울버햄튼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정규리그 2라운드에서 선발로 나왔다가 허벅지 뒤 근육에 문제를 보여 후반 27분 해리 케인과 교체된 바 있다.

이후 파수드 드 페헤이라(포르투갈)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홈 경기와 왓포드와의 정규리그 3라운드에 각각 교체와 선발로 뛰며 부상설이 사라졌다.

하지만 장거리 비행과 시차 등으로 피로가 쌓으면서 종아리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에서 우려됐던 햄스트링과는 다른 부위지만, 혹사 논란 속에 결국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손흥민은 그라운드가 아닌 관중석에서 동료들을 응원했다.

손흥민 없이 레바논 침대 축구를 상대한 벤투호는 경기 내내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컨디션 난조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황의조(보르도) 대신 신예 조규성(김천)이 A매치 데뷔전 기회를 잡았지만, 레바논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또 손흥민 대신 왼쪽 날개로 출격한 프리미어리거 황희찬(울버햄튼)도 몇 차례 위협적인 돌파와 슛을 선보였지만, 상대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후반 교체 카드가 흐름을 바꿨다. 후반 시작과 함께 황의조가 투입된 데 이어 권창훈(수원), 송민규(전북)가 동시에 들어가며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그리고 후반 15분 마침내 균형이 깨졌다.

황희찬이 상대 진영 좌측을 파고든 뒤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하던 권창훈이 왼발 논스톱 슛으로 굳게 닫혀 있던 레바논 골망을 흔들었다.

이라크전 90분 무득점에 그쳤던 벤투호는 월드컵 최종예선 돌입 후 150분 만에 첫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의 부상 이탈로 위기를 맞았던 한국은 이날 교체로 들어간 2선 공격수들의 활약으로 레바논 침대축구를 뚫었다.

하지만 여전히 공격력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레바논을 상대로 20개 슈팅(유효슈팅 7개)을 시도했지만, 겨우 한 골을 넣는 데 그쳤다.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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