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회 경선지 충청 참패 후 네거티브 중단과 양극화 해소 정책 집중 예고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이주옥 기자】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선출을 위한 첫 순회 경선지 충청에서 참패를 당한 이낙연 전 대표가 7일 네거티브 중단과 양극화 해소 정책 집중을 예고하며 대대적인 캠프 전략 수정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네거티브 선거로 오해받을 만한 일은 저도, 캠프도 하지 않겠다"며 "모든 분야와 계층의 국민이 직면하실 미래, 국가와 지방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중점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충청권 투표 결과는 저에게 아픈 것이었다. 부족함은 채우고 잘못은 바로잡겠다"며 "지금부터 저의 정책적 고민을 양극화 해소에 집중하겠다. 양극화 해소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쓰겠다. 진보적 정책이든 보수적 정책이든 활용하겠다. 경쟁 후보들의 정책도 과감히 받아들이겠다"며 "다른 정책과 메시지도 미래지향적인 것으로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5일 충청권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과반이 넘는 압승을 차지하는 결과를 직면한 후 내놓은 첫 공식 입장이다.

이 전 대표는 전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공식 일정을 대거 취소하고 참모진들과 캠프 전략 회의에 몰두했다. 캠프 비공개 회의에서 이 전 대표 평소의 점잖고 신사적인 모습과 어울리지 않은 '네거티브' 공세가 오히려 지지율에 독이 됐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양극화 해소를 승부처로 삼았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표 브랜드이자 당 안팎에서도 우려가 일부 제기되고 있는 기본소득 정책에 맞서, 진보·보수를 넘어 확장성이 있는 양극화 해소 정책으로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앞으로는 과거 털기식 네거티브에 벗어나 미래 지향적인 정책 발굴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 부흥을 위해 차기 대통령 임기 5년간 총 250조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넥스트 대한민국 프로젝트' 구상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는 회견이 끝난 뒤 네거티브 중단 선언과 관련해 "네거티브 규정이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오해도 받지 않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많이 자제해왔다. 더 자제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충청권 투표율이 과반에 못미쳤던 점을 지적하며 "권리당원 절반 이상이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가장 영광스러운 권리를 포기했다는 것은 마음에 걸린다. 그렇게 된 데는 저의 책임이 크다. 당 지도부도 깊게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충청권) 투표율이 50% 미달했다. 절반 이상이 투표를 안 했다. 굉장히 뼈 아프다"며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해서 아닌가"라고 부연했다.

이같은 언급을 두고 경선 하위권 후보들과 단일화 기대를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같은 호남 출신이자 범친문으로 묶이는 정세균 전 총리와 연대한다면 이 전 대표 측에서도 충분히 역전을 노려볼만하지만, 현재로서 가능성은 낮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유튜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그런 가능성은 없다고 여러번 말씀드렸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전 대표는 오는 12일 약 64만명 표심 향배를 확인할 수 있는 1차 슈퍼위크와 오는 25~26일 자신의 텃밭인 호남 경선을 승부처로 보고 지지율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우선 정책 행보와 호남 표심 구애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민재난안전총연합회와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와 정책 협약식을 진행했다. 예정에 없던 김대중 대통령 묘역 참배 일정을 추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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