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1 7월 외교네트워크 구축비 집행현황' 분석 결과

▲ 장하성 주중 대사

【이주옥 기자】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특임공관장들의 외교활동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임공관장은 대통령이 정치권 등의 비(非)외교부 인사를 대사, 총영사에 임명하는 제도다.

2일 국회 외통위 소속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실이 164개 공관 중 주요 공관 39곳을 대상으로 '2020~2021년 7월 외교네트워크 구축비 집행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일부 특임공관장들의 외교활동이 눈에 띄게 저조했다.

외교부 순혈주의를 개선하려는 취지로 도입한 특임공관장이 정실인사로 전락해 국가 외교역량을 저해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교네트워크 구축비는 대외보안성이 인정되는 주재국 인사와의 외교활동에 법인카드로 지출하는 비용이다. 이를 분석하면 각 공관이 현지에서 얼마나 활발하게 외교활동, 네트워크 구축, 정보수집 활동 등을 수행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의원실 설명이다.

청와대 인사수석 출신인 조현옥 주독일대사는 지난해 11월 부임 이후 9개월 동안 주재국 인사 접촉 횟수가 1회에 그쳤다. 같은 시기 부임한 정통 외교관 출신 인접국 대사의 경우 9개월 동안 36건의 외교활동을 수행했다.

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인 전임 정범구 주독일대사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 직전까지 9건의 외교활동 수행했단 점에서, 코로나19 핑계도 대기 어렵다고 의원실은 지적했다.

문체부 차관 출신인 노태강 주스위스대사도 지난해 11월 부임 이후 9개월 동안 주재국 협회 관계자를 1회 접촉한 게 전부였다. 외교관 출신인 전임자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외교활동 건수가 두 자릿수였다.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 장하성 주중국대사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 7개월 동안 비공개 외교활동 건수가 16건에 불과했다. 이중 12건이 중국 주재 타국 대사였고, 중국 정부 인사 접촉은 2건이었다.

문 대통령의 경희대 동문이자 운동권 동지로 알려진 장경룡 주캐나다대사도 지난해 6월 부임 이후 1년 동안 주재국 인사 접촉이 6건이었다.

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인 최규식 전 헝가리 대사 역시 1년 동안 주요인사 접촉이 6건이었다.

한편 대선 때 문 대통령의 캠프 국방안보위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이인태 전 주나이지리아대사는 성비위 은폐 및 갑질 의혹으로 올해 초 검찰 고발됐다.

캠프 출신인 박경재 LA총영사는 청탁금지 위반 및 막말 갑질 의혹으로 감찰 대상이 됐다.

이 의원은 "국익과 나라의 운명이 걸린 외교 최일선에서 치열하게 일할 재외공관장들이 정권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출신) 정실인사로 전락하면서 외교공백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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