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현 감독, “스피드, 운동 능력, 슈팅 능력 모두 고교생 수준이 아닐 정도로 뛰어난 엄청난 재목이다” 칭찬

 

신임 조상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농구 대표팀은 지난 6월 19일 필리핀 클라크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1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A조 5차전에서 120-53, 67점 차 대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용산고 3학년 여준석의 활약상에 관심을 모았다. 그의 활약은 본인에게는 성인 무대 신고식이 됐고 한국 대표팀에게는 한 수 위의 실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19살인 막내 여준석은 이번 대회를 통해 무난한 성인 무대 신고식을 치렀다. 앞서 본선 진출권을 따낸 한국은 2연승으로 4승 1패, 2위를 유지했다. 이번 대회는 특히 막내로 첫 성인 경기를 치른 여준석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경기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그는 25분 38초 동안 23점 6리바운드로 활약했다. 또한 외국인 선수를 연상하게 하는 멋진 앨리웁 덩크슛을 성공 시켜 환호를 받았다.

여준석은 203㎝의 큰 신장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도 매끄러운 공수전환과 스피드가 돋보였다. 또한, 고교생치고는 다부진 몸으로 버티는 힘 역시 대단했다. 경기를 마친 여준석은 “이렇게 긴장하면서 경기를 뛰어본 게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형들과 포지션을 맞춰가야 했는데 나 혼자 헤매는 느낌이었다”는 소회를 전해왔다. 또한 “냉정하게 플레이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흥분된 상태에서 경기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 같다”고 스스로 평가를 할 만큼 다부진 면도 보였다.

여준석에게는 이번이 첫 성인 국가대표팀 합류 무대였기에 사실 부담도 컸다. 그가 이제껏 고교 무대에서 적수가 없어 30점-20리바운드 이상을 밥 먹듯 했기에 자신도 기대 반 우려 반이었을 것이다. 성인 무대는 고교무대에서 아무리 뛰어난 실력자라도 힘과 높이에서 차원이 다르기에 그에게도 이번 대회는 시험의 장이 됐을 것이다. 여기에다 프로를 주름잡는 선배들과 뛰는 것도 적잖은 부담이었을 것이기에 그의 선전이 흐뭇하다.

이날 여준석은 “인도네시아와 했던 전 경기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솔직한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전력을 다듬어 경기에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태국전도 개인적으로는 크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나마 임팩트 있는 플레이가 1~2개 있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도 “수비 로테이션에서 틀린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좀 더 다듬어야 한다”고 반성했다니 당찬 막내임이 틀림없다.

조상현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준석이가 스피드, 운동능력, 슈팅 능력 모두 고교생 수준이 아닐 정도로 뛰어난 엄청난 재목이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도 “훈련 초반 적응이 쉽지 않았고 다른 선배들에 비해 한참 어리다. 경험 부족은 그에게 커다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고 염려했다.

현재 용산고 졸업반인 여준석에게는 진로 결정이라는 커다란 숙제가 남았다. 그에게는 조기에 프로 무대를 노크하거나 대학에 진학하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그가 해외 진출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에 농구 구단들은 역대급 고교 선수의 등장에 조기 드래프트 신청 여부에 관심이 매우 큰 상황이다. 그는 언제 나오든 1순위를 차지할 대어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추승균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상대가 약체 인도네시아, 태국이라는 점을 감안 해야 하지만 이번 경기를 보니 자신감과 여유가 넘쳐 보였다. 어리면 급하고, 당황하기 마련인데 그런 게 보이지 않았다”고 여준석을 칭찬했다. 추 위원은 KCC 감독 시절 고졸 송교창을 드래프트 3순위로 선발했던 만큼 보는 눈이 남다르기에 여준석의 칭찬이 예사롭지 않다. 그는 “고교 3학년만을 기준으로 보면 준석이는 당장 프로에 와도 될 정도의 실력자다. 그러나 프로에 진출해서 형들과 부딪히면서 어떤 성장세를 보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조언도 곁들였다. 한편 여준석은 아시아컵 예선이 끝나면 19세 이하(U-19) 대표 팀에 합류한다. 7월 3일부터 라트비아에서 열리는 U-19 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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