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옥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히시데 일본 총리가 영국에서 개최되는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단독 회담을 진행하기로 합의했지만 일본 정부가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고 외교부 관계자가 전했다.  

지난 13일 외교부는 한·일 외교당국은 지난 11일부터 13일(현지시간)까지 영국 콘월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기간에 약식 회담을 하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일본 측이 '동해영토 수호훈련'을 문제 삼아 회담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G7 정상회의 계기를 포함해 그간 우리 정부는 한일 정상 간 만남에 열린 자세로 임해 왔으나 실제 현장에서 회동이 이뤄지지 못해 유김이다"고 전했다.

일명 '독도방어훈련'이라고 불리는 동해영토 수호훈련은 우리 군이 일본 극우세력의 독도 침입 상황에 대비해 1996년부터 정례적으로 훈련을 실시했으며 2008년부터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1차례씩 훈련했던 터였다.

이번 회담 불발에도 해군은 오는 15일 예정대로 동해영토 수호훈련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빍혔다. 훈련에는 해군, 공군, 해양경찰 합동전력이 참가할 예정이지만 해상 훈련 위주로 실시하며 그간 실시했던 독도 입도 훈련은 이번에 취소된다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 또한 "군은 1년에 두 차례 매년 연례적으로 동해영토수호훈련을 하고 있다"며 "동해는 사실상 여러나라 공유하고 있고, 어디를 특정한 것도 아니다. 아주 정례적인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해마다 동해영토수호훈련이 실시되면 외교 채널을 통해 이에 항의 입장을 전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독도 훈련이 실시되기 전에 딴지를 걸고 약식 회담을 취소하며 한일 정상 간 회동에 거리를 둠으로써 앞으로 한일간 독도문제 향방이 궁금하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폐막 후 동행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이번 한일 정상 간 만남에 대해 "국가와 국가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상황으로, 그 환경(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할)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강제징용과 위안부 피해 배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