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키다리이엔티, 소니 픽쳐스

[코리아데일리(KD) 정다미 기자] 배우 강하늘, 천우희가 잔잔한 아날로그 감성으로 관객들에게 추억 여행을 선사한다.

20일 오후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제공 ㈜키다리이엔티, 소니 픽쳐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배급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주), ㈜키다리이엔티/제작 ㈜아지트필름/공동제작 ㈜아지트픽쳐스/감독 조진모)’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조진모 감독과 배우 강하늘, 천우희가 참석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돼 준 ‘영호’와 ‘소희’의 이야기를 담았다. ‘비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는 가능성이 낮은 약속을 한 그들이 써 내려가는 아날로그 감성 무비에 예비 관객들의 기대가 모인다.

조진모 감독은 “지금까지 몇 작품 작업을 하지 않았지만, 상황들만 나열하는 이야기만 했다면, 이번 영화는 그 이야기에 선행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사랑이라는 것에 도달하기의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며 “비를 만날 때 기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것처럼 기다림이 항상 존재하는데 그 안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시작은 사람의 태도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게 편지로, 말로 바뀌었다. 타인에 대한 상상력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 사람을 생각하는 나만의 시간과 타인에 대한 상상력이 발휘되며 이런 것들이 쌓여서 사랑에 안착하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강하늘은 “하나 밖에 없다.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 영화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이런 분위기와 톤을 가진 영화를 오랜만에 대본으로 읽게 됐다. 저의 옛날, 연애편지를 처음 쓸 때의 설렘과 기대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다. 흡입력이 있었고, 대본이 주는 감동이 대단한 커다란 감동은 아니고 앞에서 모여왔던 것이 소소하게 터지는 것이 좋았다. 촬영 하면서도 더더욱 좋았다. 저한테 감동을 준 대본이다”고 함께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천우희는 “저도 시나리오 읽었을 때 요즘 흔하지 않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1990년대, 2000년대 감성이 느껴졌다. 잔잔한 감동이 있는 이야기를 오랜만에 읽었다. 에필로그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방점을 딱 찍어주게 됐다. 에필로그를 읽고 책을 덮으며 ‘내가 소희로 분하면 어떨까’하면서 하고 싶었다”고 밝혀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끌어올렸다.

▲ 사진=㈜키다리이엔티, 소니 픽쳐스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서 강하늘은 뚜렷한 꿈도 목표도 없이 지루한 삼수 생활 중인 ‘영호’ 역, 천우희는 자신의 꿈은 찾지 못한 채 엄마와 함께 오래된 책방을 운영하는 ‘소희’ 역할을 맡아 기다림이 필요한 손편지를 통해 관객들의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다.

강하늘은 “처음 작가님, 감독님과 얘기를 나눌 때 영호라는 인물이 많이 비워져 있었다. 제가 편한 방법으로 채워나갔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런 부분이 좋았다. 그전에는 캐릭터에 입각해 그 사람처럼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노력했다면 영호는 진짜 강하늘이 하는 반응, 표정을 넣으려고 노력했다. 감독님께서도 응해주시고 작가님께서도 응원해주셨다. 편했던 작업이다. 어떤 모습을 극대화했다기 보다는 영호의 빈칸들을 강하늘로 채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영화 속 강하늘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황용식, ‘미생’의 장백기, 영화 ‘청년경찰’의 희열, ‘스물’의 경재 같기도 하고 그 모든 캐릭터가 어우러진 강하늘의 모습 같았다.

반면 천우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영화 ‘써니’ ‘한공주’, 드라마 ‘멜로가 체질’ 등에서 보여줬던 강렬한 캐릭터와 달리 표현을 최소화하려고 했다고. 그는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극대화 했다기보다 가만히 존재했다가 더 어울릴 것 같다. 이전에는 극적인 캐릭터에 분해서 감정적으로 끌어올리고 한계에 부딪혀 감정들을 넘어서려고 했다. 감독님이 저의 새로운 모습을 담고 싶다고 하셨다. 저는 연기할 때 제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잘 모르고 의도하지를 못하는 편이다. 그것을 담아주는 감독님이 보시면서 섬세하게 강약조절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최소화를 시켰다. 자연스러운 모습들은 최소한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 사진=㈜키다리이엔티, 소니 픽쳐스

두 사람은 기자간담회 중에도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을 자랑하며 찰떡 케미를 보여줬다.

강하늘은 “우희 누나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원래 천우희라는 배우의 작품들의 전반적인 느낌을 봤을 때 톤 다운돼 있고 어두운 느낌을 봐왔었다. 무겁다는 느낌의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며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개인적인 놀람이 있었다. 너무 많은 분들이 이견이 없듯이 믿고 보는 배우다. 처음부터 나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첫인상과 함께 탄탄한 신뢰를 보여줬다. 이어 천우희는 “만나는 장면이 많지 않았다. 연기적인 호흡이라기보다는 강하늘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연기를 너무 잘 하기도 하고 현장에서는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생동감이 있는 친구구나’하는 느낌이 있었다. 오늘 영화를 보면서 굉장히 놀라웠다. 케미는 홍보를 해가면서 점점 쌓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첫사랑을 다룬 영화와의 차별점에 대해 강하늘은 “다른 영화들 너무 좋아하고 훌륭한 영화들이다. 첫사랑 영화의 남녀 주인공 멋지고 아름다운 분들이 많다”며 “영호와 소희는 첫사랑의 감정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보편적인 사랑이라는 감정의 출발점에 가게 되는 이야기다. 서로를 완벽히 갈망하는 상태가 아니라 그러려고 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고 설명했다. 천우희는 “20대 첫사랑 영화를 다 본 것은 아니지만 다른 영화에서는 강렬한 사랑을 느끼고 나서 찾아가는 여정이다. 지금은 서로 다른 삶에서 따로 가다가 어떤 꼭짓점에서 만난다는 느낌이다. 사랑의 감정을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이야기와 삶이 더 중점이다. 다른 영화에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추억하고 회상한다면 이 영화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다 있다”고 전했다.

이에 조 감독은 “사랑이라는 개념은 똑같다. 두 사람이 지금의 모습을 알지 못해 시각적으로 빠질 수 있는 것이 결여된 상태다. 첫사랑이 이뤄지거나 이뤄진 상태의 과정이 아닌 첫사랑일지 아닐지 모르는 상황에서 또 다른 영호와 소희가 들어올 수 있게 여백을 남겨두면서 얘기가 된다. 서로 알지 못하는 두 사람이 시각적으로 보지 않았지만 진심으로 대하며 관객들이 참여한다”고 설명을 더했고, 천우희와 강하늘은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가 이거였다”고 화답했다.

▲ 사진=㈜키다리이엔티, 소니 픽쳐스

‘비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는 희박한 가능성을 오래 기다리는 영화 속 이야기처럼 기다린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조 감독은 “저는 많다. 지금 이 순간도다. 두 배우님과 영화를 찍었던 것도 기다려왔던 순간이다. 좋은 작가님, 좋은 배우님들과 만나는 상상하고 가장 기다렸던 순간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고마운 마음을 거듭 전했다.

이어 강하늘은 “영화 개봉을 기다렸다. 후반작업을 하면서도 감독님이랑 우희 누나를 굉장히 믿었다. 굉장히 기다려지는 완성본이었다. 오늘 봐서 너무 좋았고 저는 사비로 2~3번 더 볼 것 같다”고 말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이어 “정말 아름다운 여백이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 요즘 극장에서 거리두기 때문에 옆자리를 비워둬야 한다. 영화의 여백의 미와 연결되면서 양옆의 공간이 영화로 채워지길 바란다”고 소망을 전하며 인사를 건넸다.

천우희는 “배우로서는 내가 조금 더 발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스스로 느끼고 깨달았으면 좋겠다. 가능성이 더 열렸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다. 한편으로는 오래도록 무엇인가를 기다려 본 경험은 마음의 평화다. 설렘과 좌절을 하기도 하지만 항상 원하는 것은 마음의 평화다. 항상 내일을 꿈꾸며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데 이어 “영화 색감과 느낌이 시나리오보다도 더 감성이 잘 살아난 것 같다. ‘이런 영화 참 좋았어’라고 곱씹으면서 좋아할만한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오시는데 까지 어렵고 용기를 내야겠지만 보시면서 너무너무 오길 잘했다고 하실거다”고 많은 관심을 독려했다.

한편 잔잔한 감성을 통해 추억이 저절로 떠오르게 만드는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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