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코리아데일리(KD) 정다미 기자] 시대극의 대가 이준익 감독의 명품 스토리에 배우 설경구, 변요한, 이정은의 빈틈없는 연기가 더해져 명작 탄생을 예고한다.

18일 오후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자산어보(제공·배급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제작 ㈜씨네월드/감독 이준익)’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준익 감독, 배우 설경구, 변요한, 이정은이 참석했다.

이준익 감독의 14번째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설경구 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 분)’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돼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준익 감독은 “흑백 영화에도 집중해서 봐주셨기를 마음 졸이고 있다”며 “실존인물을 다루고 있어 시나리오를 쓸 때나 현장에서 찍을 때나 함부로 찍을 수 없었다. 조선의 서학이라는 천주교가 들어오면서 벌어진 사건에서 튕겨져 나온 사건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갔다. 정약전, 정약용은 기록이 있지만, 창대의 경우 몇몇의 언급만 있어서 고증과 허구가 적절하게 짜인 이야기다. 조선시대를 흑백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아서 고집해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설경구는 순조 1년, 신유박해로 세상의 끝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 역을 맡았다. 데뷔 28년 만에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한 설경구는 “이준익 감독님이라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감독님이 용기를 주셔서 그 말을 믿고 했다. 나이를 먹고 해서 더 괜찮았던 것 같다. 섬에서 촬영하다 보니 다른 사극보다 더 똘똘 뭉쳐서 촬영했다. 재미있고 좋은 즐거운 작업이라서 한 번 더 해도 괜찮을 것 같다”며 “실존 인물이고 큰 학자의 이름을 배역으로 쓴다는 것은 부담스럽다. 더 연구하고 공부했다기 보다는 촬영장이었던 섬에 들어가서 ‘잘 놀자’라는 마음이었다”고 애정을 전했다.

바다를 훤히 알고 있는 청년 어부 ‘창대’ 역의 변요한은 “지금 막 영화를 봐서 정신이 없다. 흑백 영화가 처음이다. 서툴고 부족하지만 진실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제가 연기하고 제가 눈물을 흘려버렸다. 연기를 잘 했다, 못 했다는 것에서 눈물을 흘린 것은 아니고 영화가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났다. 그게 전부다”고 처음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극 중 변요한은 능숙하게 낚시를 하고 어류들을 손질하는 것은 물론 어려운 글공부를 하고 시를 짓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딱히 어려운 것은 없었다. 배를 타는 것은 수중 세트장에서 촬영을 했다. 뒤에가 CG라 멀미가 없었고, 인간 변요한이라는 사람도 멀미를 안 한다. 어류를 만지는 것도 이정은 선배님과 같이 교육을 받았다”며 “창대의 마음으로 마을 사람들과 약전 선생님을 어떻게 바라볼지가 촬영 끝날 때까지의 숙제였다”고 설명했다.

극 중 이정은은 흑산도 주민 ‘가거댁’으로 분해 서로 다른 신분과 가치관으로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설경구, 변요한과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케미를 선보인다. 그는 “섬 주민을 대표해 정약전에게 도시와 다른, 섬의 정서를 전달하고 창대와 유대 관계를 맺게 하는 중간자적 역할이다. 촬영하면서 감독님 뵀을 때 도표를 보여주셨다. 정약전과 창대 사이에 제 얼굴이 들어가 한 눈에 보여주셨다. 그 부분을 신경썼다”며 “역할이 주는 책임감이 있다. 흑백 영화라 얼굴 표정이 잘 드러나 과하지 않아야 했다. 과하면 이야기를 지나치게 만들 수 있어 그것을 조율을 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풍요로운 이야기를 위해 내가 맡고 있는 역이 어떤 건지 잘 생각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또 이정은은 “설경구와 변요한의 나이를 떠난 우정에 눈물이 나서 저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밝혀 영화 ‘자산어보’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기도.

▲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극 중 정약전과 창대가 서로의 스승이자 친구가 된 것처럼 실제로 설경구와 변요한도 멘토와 멘티 같은 관계였냐는 질문에 설경구는 겸손한 모습을, 변요한은 설경구에 대한 사랑을 보여줬다. 설경구는 “정약전과 창대가 서로에게 스승이고 벗이었다. 실제로는 그런 생각은 안 하고 둘이 섬 안에서 똘똘 뭉쳤다. 촬영이 있을 때도, 없을 때도 이정은이 해주는 밥을 얻어먹으며 잘 놀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변요한은 “저는 정말 사랑하는 선배님이다. 더 사랑하게 된 것 같다. 빈말을 잘 못하는데 여러 가지 많이 느끼고 배우는 순간이 있었다. 직접적인 영향을 안 주시려 해도 인생을 덜 산 후배로서 많이 배웠다. 감사하다”고 거듭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그런가 하면 설경구와 이정은은 한양대학교 연기영화학과로 학창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정은은 “설경구 선배가 군대를 제대하고 저랑 학교를 같이 다녔다. 이런 관계로 발전할지 몰랐다. 너무 친하다보니 연인 연기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친하니까 무엇이든 해보게 됐다. 감독님의 얘기를 듣고 스스럼없이 여러 장면을 시도해 좋은 장면을 얻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경구는 “담백하고 깔끔했던 것 같다”고 덧붙여 미소를 유발했다.

‘자산어보’에는 극의 중심을 이끄는 설경구, 변요한, 이정은을 비롯해 민도희, 차순배, 강기영이 출연한다. 또 동방우, 정진영, 김의성, 방은진, 류승룡, 조우진, 최원영, 윤경호, 조승연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대거 우정출연한다. 이 감독은 “그런 캐스팅을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 거절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작은 역할처럼 돋보이지 않는 역할도 선뜻 하겠다고 선택한 대한민국 배우들의 선택 수준이 증명된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선택을 한 배우들을 존경한다. 놀랍다”고 거듭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끝으로 이 감독은 “하늘, 바다, 섬 등 자연이 있는 흑백영화다. 컬러보다 더 많이 있는 자산의 색이 보인다. 색이 없는 것 같지만 많은 색을 담고 있는 자색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정은은 “시나리오를 보고 좋아하는 영화 ‘일 포스티노’의 인물이 잘 이해가 됐다. 신구, 남녀노소 없이 마음 편히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서 권하고 싶다. 극장에서 뵀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변요한은 “4년 만인데 마스크 끼고 보니까 아쉽다. 영화를 보면서 예전 같았으면 참았을 텐데 좋아하는 작품이니까 마음이 가는대로 울고 싶었다. 코로나19로 영화관도 많이 줄었다는 얘기에 기분이 안 좋기도 하다. 원래 영화관에 영화가 나오듯이 저희 영화는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 자연스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설경구는 “며칠 전 오후 늦게 코엑스 와서 영화 보는데 사람이 너무 없어서 너무 놀랐다. 거의 없었다. 많이 힘들고 그럴 텐데 ‘자산어보’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위로해주시고 위로받고 시원한 자연도 보고 좋은 시간 가지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흑백으로도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영화 ‘자산어보’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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