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자사에 불리한 다큐멘터리를 제작 방송한 기자를 상대로 거액의 손배소는 물론 가압류를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PD연합회 등 방송현업단체는 물론 환경단체들까지 들고 일어나는 등 곳곳에서 포스코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환경운동연합은 대형 철강공장이 있는 포항환경운동연합, 광양환경운동연합, 당진환경운동연합과 연대, 거대기업 포스코의 기자 개인 상대 거액 손배소 및 가압류 행태를 비난하고 이의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이들 환경단체는 “포스코는 포항MBC 장성훈 기자에 대한 손배·가압류를 즉각 취소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 성명서를 통해 포스코가 기자 개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배소와 가압류를 지적한 뒤 “포스코가 소장을 통해 방송내용 중 16개의 ‘편파적인 보도내용’을 사례로 언급했다”면서 포스코가 언급한 사례들은 이미 객관적으로 증명된 사실임을 지적했다.

즉 방송에서 지적한 “박태준 명예회장의 석면관련 질환, 해도동 쇳가루 분진 문제, 해도동에 암환자 분포가 높다는 내용, 포스코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높다는 내용, 포항제철소 주변 8개 지역이 오염물질의 영향권이라는 내용, 포항제철소에 오염물질 배출 방지기술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내용”등은 이미 객관적 사실이라는 것이다.

이날 이들 단체는 “포항제철 인근 지역주민들의 사망률과 암발생률이 높다는 것은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시행하는 ‘국가산단지역 주민 환경오염 노출 및 건강영향조사’에서 밝혀진 일”이라거나 “작업현장에서의 석면제품 사용과 석면 함유 사문석 문제, 박태준 명예회장의 석면관련 사인 등도 익히 다 알려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해도동 주민들의 쇳가루 분진 피해, 포스코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정부에서 관리하는 굴뚝자동측정기(TMS)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 내용”이라며 “방송과 관련된 내용들이 지금까지 포스코 인근 지역 주민들이나 현장의 노동자들, 포항시민이 체감하지 못한 일도 아니고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 것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따졌다.

그리고는 “(포스코가)불편한 심기로 드러낸 언론인에 대한 기업의 손배 및 가압류는 언론의 자유를 박탈하는 도구이며 횡포”라고 규탄하고 “포스코는 신뢰할 만한 자료와 근거로써 사실을 확인시키고 공식적으로 반론을 제기하라”고 내쏘았다.

그런 다음 이들 환경단체는 “장성훈 기자에 대한 손해배상소송과 가압류 신청을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하는 등 포스코를 압박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10일 포항MBC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30~40년간 다니다가 최근 퇴직한 뒤 각각 폐암과 백혈병, 루게릭병, 악성 중피종에 걸린 노동자 4명과 다른 사망자 유족의 산업 재해 사례를 담은 다큐멘터리 <그 쇳물 쓰지 마라>를 제작 방송했다.

그리고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 방송한 장성훈 기자는 포항제철소 인근 주민의 암 발병 빈도수를 직접 조사하고 발병자나 사망자 유족을 인터뷰했다. 

이어 롤숍, 코크스, 스테인레스 등 사망·발병 노동자들이 일한 공정을 소개하며 전문가 인터뷰와 미국 EPA·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 발표, 국제 연구논문을 종합하는 등 해당 공정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과 질환의 연관성을 밝혔다. 

그런데 이 방송 후 포스코 측은 별다른 대응이 없었으나 대신 포항제철소 내 대수노조인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이 방송사를 항의 방문하고 “앞으로 포스코의 지역사회 투자와 봉사활동, 기부활동 등 일체의 사회공헌활동과 직원들의 중식, 간담회 등 지역사회 소비 활동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이에 해당 방송사인 포항MBC, 지역 시민단체, 포스코 내 다른 노동조합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부 등까지 노조의 행태를 비난, 언론들의 조명을 받았다.

그리고 이어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자연합회, PD연합회 등 방송현업단체가 포스코를 비난하며 손배소 철회를 요구했고, 베트남참전전우회 고엽제적폐청산위원회, 사법적폐청산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포스코 최정우 회장 퇴진을 요구하며 포스코를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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