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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 추진에서 투시되는 배후 권력의 먹이사슬- 토끼몰이식 개혁 준동은 역사가 심판할 것이다 -
김유경 기자  |  gvkorea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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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23  15: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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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봉한 국가안보통일 연구위원

시골에서 중학교를 다닐 때의 일이다. 한겨울에 접어들어 하얀 눈이 정강이 정도 쌓이는 날이면 전교생이 어김없이 체육선생의 지시를 받은 간부급 학생들에게 이끌려 학교 뒷산에서 토끼몰이 사냥을 하곤 했었다.

깨진 밥그릇이나 농기구 등으로 요란한 소리와 고함으로 토끼를 산 등성이 아래 골짜기 쉬운 길목으로 몰아서 잡는 방식이었다. 유난히 짧은 앞다리를 가진 토끼가 눈 덮힌 산 내리막 지형을 도망하지 못하고 구를 수 밖에 없다는 신체적 약점을 이용한 사냥법이었다. 학생들 틈 사이로 동네 몇 안되는 똥개들도 흥분되어 울부짖으며 토끼 굴을 찾아내거나 토끼를 한쪽을 모는 일을 거들었다.

토끼사냥은 너덧마리를 너끈히 잡는 것으로 끝이 나고, 토끼는 요리가 되어 교장을 비롯한 선생님들의 저녁 안주거리로 진상(?) 되었다. 50여년이 지난 세월에도 술잔을 치받으면서 사냥을 치하받기 위해 아양 떠는 체육선생, 이에대해 거들먹거리며 입바르게 칭찬 해 주는 교장의 기름진 면상이 무성영화의 한 자락처럼 선연하게 그려진다. 최근 국가정보원 개혁을 내세워 국정원법 개정과 함께 대공수사권을 폐지하고자 천착하는 민주당 모습과 예전 토끼몰이 사냥이 오버랩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집권 민주당은 21대 국회 다수당의 위치에서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청으로 이관하여 사실상 이를 폐지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국정원 개혁이 대통령 선거당시 공약사항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청은 이미 국정원과 비교할 때 훨씬 더 더 폭 넓은 대공수사권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논란의 핵심이 되는 이적사범 수사와 관련 국정원은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에 해당하는 ‘(이적)단체만 수사를 하는데 비해, 경찰은 국가보안법 제7조(찬양ㆍ고무 등)에 규정된 일반 이적사범까지도 수사를 하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의 ’대공수사권 이관‘ 공약은 사실을 오인한 ’원인무효‘에 해당한다. 경찰이 포괄적 대공수사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면 무식한 것을 나타내는 것이며, 알고도 공약했던 것이라면 어떻게든 국정원 대공수사권을 없애 버리겠다는 저의가 있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더구나 국정원 수사활동은 지난 20여년간 소위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감초처럼 들어왔던 정권안보, 인권침해, 불법사찰, 정치개입, 용공조작 등 시비에서 벗어나 이제는 여느 선진국 수사기관과 비교해도 오히려 더 높은 수사 민주화를 보장하는 수준이 되었다.

이러한 국정원 대공수사권 개혁과 관련해서 최근 국회 정보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에서 △대공수사권을 독립된 수사기구로 이관하거나 외청을 설치하는 방안과 △법을 통과시키되 3년간 시행을 유예하는 방안을 선택적 대안으로 검토키로 여야 합의가 되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가안보에 대한 무장해제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민갈등을 가라앉힐 수 있는 기막힌 묘안으로 받아 들여졌다. 민주당 측이 대공수사권 폐지가 무리한 대통령 공약 추진으로 당분간 국가수사권을 그대로 존치하는 것으로 인식하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가 남가일몽(南柯一夢)이자 백일몽(白日夢)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불과 3일이 지나지 않아 민주당 소속 국회 정보위원장과 간사가 소위의 여야 합의한 내용을 송두리째 뒤엎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마지노선이라며 “국정원에는 ‘대공조사권’ 그 이상은 절대 줄 수 없다”는 사실상 대공수사권 폐지 입장을 되풀이 하고 나왔다.

참 이상한 일이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3일 만에 여야합의를 전면 무시하고 돌아 섰을까? 처음에는 청와대가 개입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自黨의 유력 인사인 정보위원장이 합의한 사항을 아무렇게나 취소토록 할 수 있는 인물은 대통령이 유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진실은 그것이 아니었다. 흔히 “국가정보원의 국내정보활동 폐지 주장은 정치권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대공수사권 폐지 주장은 정치권이 아닌 재야 또는 그 배후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항간의 주장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야 합의사항을 뒤엎는 주장은 청와대도 국회도 아닌 엉뚱한 곳에서 비롯되고 있었다. 이러한 주장은 현 정부 탄생의 3대 기반조직으로 알려진 ‘××연대’에서 출발하고 있었다. ××연대 홈페이지에는 11.17 08시 46분에 민주당이 국회에서 뒤엎은 것과 동일한 내용이 “[성명] 조사권 부여 · 대공수사권 이관 3년 유예 철회하라”제하로 게시되어 있다.

놀라운 일이다. 촛불정권은 촛불세력이 장악하고 있다는 세간의 얘기가 소름처럼 느껴졌다. 청와대보다 훨씬 더 무서운 곳이 ‘××연대’ 라는 생각이 억장을 눌러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욱 숨을 멎게하는 것은 그 뒤쪽으로 또 다른 검은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거기에는 국정원 대공수사국이 반민주ㆍ반민족ㆍ반통일 집단이라는 비난까지 들어가며 자유민주체제 수호를 위해 척결 대상으로 삼고 있는 어느 반국가단체가 따오기처럼 보일 듯 말 듯 투영되고 있었다.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를 토끼몰이 사냥처럼 밀어붙일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미 집토끼가 되버린 대상을 억지로 산에다 풀어 토끼몰이를 해대는 세력이 재삼 상기되고 있다. 눈 덮힌 산에서 토끼몰이(국정원 개혁)를 하는 데는 마을 똥개와 학생 간부, 그리고 이들을 지휘하는 체육선생이 있으며, 체육선생을 암묵적으로 지원하는 교사 세력과 세포분자가 있고, 궁극적으로 배후에서 토끼몰이를 지령하는 위대한(?) 교장선생이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대공수사권 사냥이 끝나면 개는 당연히 잡아 먹히겠지만(토사구팽[兎死狗烹]), 토끼를 잡아 진상하고자 하는 자들 또한 민족과 역사가 책임있게 거두어 줄 것이다.

윤봉한 프로필

-국가안보통일연구원 연구위원
-한국정보학회 이사
-한국 사이버포렌식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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