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한번 들어봐’ ‘브라보 코리아’ 발표
힘든 삶에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경쾌한 트로트로 다시 맹활약 중

▲ 사진=우노에프엠엔터테인먼트

대중 앞에 서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을 대변하고 상징할 만한 작품 하나가 전부라고 할 수도 있으리라. 예사롭지 않은 강렬한 이름으로 우리들에게 ‘우지마라’고 등을 다독이던 가수가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김양이다.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는 대명사로 지칭되는 이름이 조금 무성의해 보이기도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그만큼 그 작명에 대한 고심도 많았던 듯싶다. 젊고 예쁜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은 것 같기도 한 이름, 자신조차도 처음엔 수용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솔직히 말한다. 하지만 대중에게 어필하기에는 정형화된 이름보다는 어쩌면 더 유리하기도 했으리라.

세련된 외모를 가진 젊은 여가수가 부른 ‘우지마라, 우지마라, 사랑이란 다 그런 거다’며 삶을 관조하는 듯한 가사가 마음을 다독이며 귀에 감겨들었다. 그랬던 그녀가 어느 날 슬그머니 화면에서 멀어져 보였다. 활발하게 방송을 타던 연예인이 어느 날 사라지면, 사람들은 대부분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차츰 잊어 가는 게 다반사다. 아마 연예인이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감수해야 할 숙명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은 한순간에 그것들을 떠나지 못하는 법, 그녀 또한 활발하게 방송 무대에 서지는 못했지만 5년 동안 크고 작은 무대에서 꾸준히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어느 날 TV조선에서 기획한 트로트 서바이벌 ‘내일은 미스트롯’ 무대에 그녀가 나타났다. 놀라웠다. 인지도가 있고 버젓이 히트곡도 있는 가수가 무명가수들과 함께 서바이벌 무대에 선다는 건 나름의 용기도 필요하고 어느 정도 자신과의 내밀한 싸움도 필요한 일이었으리라. 거기다 마침 심사위원으로 나온 장윤정과는 둘도 없는 친구 관계라는 사연에 그녀도, 장윤정도 그리고 시청자들도 조금은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었으리라 짐작해본다. 비슷한 시기에 가요계에 발을 들여 친구라는 이름으로 친밀감을 나누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한 사람은 평가하는 자리, 또 한 사람은 평가받는 자리에서 마주한다는 것은 조금 드라마틱한 일이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그때 그 상황을 묻자 “솔직히 그날 장윤정과의 조우는 상상 밖의 일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담담하게 그날에 대한 소회를 말했다. “‘미스트롯’에는 5년이란 방송 공백을 벗어나 나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어서 출전한 것”이고 “장윤정과는 개인적인 친분을 떠나 참가자와 심사위원이라는 관계로 만났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또한 “장윤정이라는 가수가 현재 가요계나 트로트에 끼치는 영향력과 실력은 너무 대단하기에 참가자로 나온 이상 평가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말미에 “가수 이전의 장윤정이라는 사람은 대한민국의 대단한 스타이고 인간적인 신뢰 또한 깊다”고 말하는 데에서 그녀의 인성을 여실히 엿볼 수 있었다.

그녀는 생각보다 비교적 이른 탈락을 했다. 그에 대해서 “일단 적당한 때에 탈락이었다”고 자평하면서 “그 당시 건강이 몹시 좋지 않았다”고 한다. 갑상선에 혹도 커지고 디스크까지 도져서 13시간 이상 대기하는 것이 고통스러웠기에 탈락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고 말한다. 또한 선배의 입장으로 후배들에게도 자신의 존재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넉넉한 배려의 마음을 표했다. 어쨌거나 화면을 통해 오랜만에 김양을 만난 시청자들은 반가웠고 그 이후 김양 개인적으로는 더 바빠졌으니 이래저래 행복한 일이었다.

▲ 사진=우노에프엠엔터테인먼트

김양은 이미 지난 8월 말에 ‘한번 들어봐’라는 신곡을 발표했다. 한 발을 떼야 다른 발도 떼며 길을 나설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경쾌한 트로트다. 이어 10월 말에 ‘브라보 코리아’도 발매했다. 코로나19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국민에게 힘을 주는 록트로트다. ‘우지마라’ 때와는 다른 그녀의 밝고 힘 있는 노래를 들으며 사람들은 한껏 고조 된 일상을 보낼 것 같다. 또 두 번째 드라마 OST도 작업도 앞두고 있는데 12월에 방영되는 특별 기획 드라마에 삽입될 것이라고 하니 아마 트로트 가수들이 단지 트로트라는 한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곡을 소화하는 실력자들임을 그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수를 꿈꿨고 지금 가수가 된 것만으로도 꿈을 이룬 사람이라고 말한다. 거기다가 누구나 다 아는 대표곡도 가졌으니 완벽한 성공이다. 김양은 지금처럼 트로트 붐이 일기 전부터 한국 사람들에게 다가들 트로트의 힘을 알았다고 한다. 행사를 다니면서 트로트라는 장르를 통해 국민들에게 받는 정은 어느 나라, 어느 노래에서도 느끼지 못할 특별함이라고 한다. 또한 자신은 장윤정, 박현빈과 함께 젊은 트로트를 부흥시킨 주인공이라는 자부심도 갖고 있었다.

아직 미혼인 그녀에게 결혼의 꿈도 크다. 특히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장윤정의 아이들을 보면 더 부럽고 간절하다고 한다. 가수 김양이 아닌, 여자사람 김대진(김양 본명)의 꿈이다. 이어 돈을 벌어 몸이 불편한 부모님을 위해 넓은 집으로 옮겨 편히 모시는 것이라고 한다. 그다음은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는 것. 평범하면서 예쁜 꿈 이야기가 흐뭇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느끼게 했다. 아마 그 꿈의 달성이 예상보다 훨씬 빠를 것이라는 기분 좋은 예감이 함께 하면서 말이다.

MBC 합창단으로 활동하다가 서른에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올해 13년 차에 이르는 가수의 길에서도 여전히 꿈은 자리한다. 맨 우선은 ‘미니 콘서트’를 하는 것이고 그다음은 사람들이 위로를 받고 쉼을 갖는 좋은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누구나 편히 들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곱고 정서 가득한 노래로 사랑받고 싶은 당연하면서도 간절한 꿈이다. 약간 수줍으면서 반듯한, 그러면서도 달변인 김양이 외치는 ‘브라보 코리아’에 모두가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